공부법을 알게 되는 순간 성적이 떨어진다?

누구나 한번 쯤은 다음과 같은 경우가 있었을 것이다. 

"
나는 고3 학생이다. 
언어영역 때문에 고등학생이 된 이후로  내내 골치를 썩혀왔다.
수많은 공부법 글을 참고하면서 정말 오랫동안 고민을 해 왔다.
그러던 중 어제 갑자기, 깨달음이 왔다.
문제를 풀던 중, 갑자기 지문의 구조가 보이기 시작하고 문제의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어떻게 풀어야 할 지 알 것 같았다.
실제로 채점해보니 5지문을 풀었는데 다 맞췄다 !
드디어 깨달은 것이다...
난 신이 나서 친구들에게 내 깨달음을 전파했다.
언어영역은 말이야, 이렇게 공부하는거야..!
친구들은 감탄했다. 
난 내 자신이 대단해 보였다.

그리고 나서 모의고사를 보았다.
그런데 언어영역 점수가 오르기는 커녕, 더  떨어졌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

도대체 이러한 일은 왜 일어나게 되는 걸까?
다른 사례를 한번 살펴보자. 



목표를 말하는 것이 좋을까?

설문조사를 하겠다.
여러분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을 때,
그 꿈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말하지 않는 것이 좋을까?

예를 들어 수능 500점을 맞고 전국 수석을 하겠다는 목표가 있을 때,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말하지 않는 것이 좋을까?



아마 당신은 목표는 꼭 말하는 것이 좋다고 답할 것이다.
 

 
왜?
그렇게 말하면 자기최면효과가 있어서 더 열심히 할 수 있다는 말을 어디서 들었기 때문이다..!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바를 생생히 꾸고 말하고 다니면 결국은 이루어진대잖아!

실제로 최근에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 가서 강연을 했었는데,
90%의 학생들이 꿈은 말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목표를 이야기하면 당신의 목표를 이룰 확률은 높아질까?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을 해보도록 하자.
그런데 왜 우리는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말하는 것일까?
왜 수능 500점을 맞겠다고 목표를 말하는 것일까?
왜 서울대를 가고야 말겠다는 목표를 말하는 것일까?

어디서 주워들은 '자기암시'의 효과를 활용하고 싶어서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자신에게 솔직해져보자.
왜 그런 말을 남들에게 할까?


1)  당신은 주인공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우선 그 이면에 숨겨진 첫번째 이유는, 
당신은 멋진 합격수기의 주인공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당신이 꿈꾸는 합격수기는 대충 이런 스토리다.

"나는 남들에게 S대에 가겠다고 말했다.
그 당시 내 성적은 300점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나보고 비웃었다. 
넌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그런 돌팔매짐을 당할 때도, 시련의 순간에도 난 내 자신을 믿었다.
내 꿈은 아무도 짓밟을 수 없어!
그리고 결국 난 해냈다..! 
난 S대에 합격했다.. 
날 비웃은 자들은 내 앞에서 고개도 들지 못했다. "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즉, 영웅탄생실화의 복선을 만들어 놓으려는 시도다. 
'자기자랑'을 하기 위한 장치라는 것이다.
마치 이미 영웅이 된 것처럼..


2) 주변의 시선을 받고 싶기 때문이다. 

목표를 말하는 이면에 숨겨진 두번째 이유도 있다.

생각해보자.
여러분들이 여러분의 목표를 말했을 때, 여러분을 비웃는 사람들이 있는가?
물론 있겠지만, 사실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대담한 목표를 말하면 주변 사람들은
"이야..넌 현실은 비참하지만(?) 큰 꿈을 가지고 있네.  대단해..! 넌 크게 될 놈이야"
하면서 당신을 향해 응원의 박수를 칠 것이다.
그런 말을 들었을 때 당신은 은근히 그 기분을 즐기고 있지는 않은가?
마치 지금 그 목표를 이룬 것처럼..



지금 여기서 굵은 표시를 한 부분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공통점은 바로 뭔가를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순간, 
당신은 그 목표를 이룬 것처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왜 문제냐고?
그 목표를 이루었다는 것은 '만족'을 한다는 것이다.
 
내가 예전부터 여러번 말했듯이,
불만족하는 것은 자아가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불만족의 패러다임)
만족을 하면 더 이상의 발전은 없다.
다른 사람에게 목표를 이루겠다고 말하는 순간, 
당신은 만족을 하게 되어버리고 목표를 이룰 확률은 오히려 더 낮아질 수 있다. 

못 믿겠는가? 실제 실험 결과도 있다.
조선일보에 나온 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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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 성취감이 되레 방해"

꿈을 이루고 싶다면 주위 사람들에게 그 꿈을 말하고 다니라는 얘기가 있다. 

그러나 이런 '공개적' 선언은 오히려 꿈을 현실화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 뉴욕대학(NYU)의 피터 골비처(Gollwitzer) 교수 연구팀은 실험 대상이 된 뉴욕대 로스쿨 학생들에게 '학교가 부여하는 교육적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라는 문장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에 대해 '확실히 그렇다' 혹은 '확실히 아니다' 등 평가를 하게 했다. 다만 어떤 그룹은 이름을 공개토록 했고 나머지 그룹은 그냥 무기명으로 쓰게 했다. 이름을 쓴 그룹은 자신의 목표를 외부에 알린 효과를 갖게 된 셈이다. 이후 연구팀은 실험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숨긴 채, '교육적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밝힌 피실험자들을 형법 케이스 20개를 분석하는 로스쿨 프로젝트에 참여시켰다. 


결과는 뚜렷이 대비됐다. 목표를 감춘 그룹이 목표를 공개한 그룹보다 월등히 열심히 공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골비처 교수는 목표를 외부에 밝힌 이들은 '꿈을 이미 완성했다는 섣부른 느낌'을 갖기 때문에 공부를 덜 열심히 한 것으로 분석했다. 즉 목표를 다른 이들에게 알리는 순간 이미 그 목표를 달성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골비처 교수는 "예를 들어 자식을 위해 훌륭한 일을 하겠다고 주위에 공언하는 어머니는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왜냐하면 그렇게 말하는 순간 이미 자신을 이상적인 어머니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 연구에 대해 "공개 선언을 하면 이를 해야 할 의무감을 느껴 실행력이 높아진다는 기존 연구의 한계를 지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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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예에서 언어영역 공부법을 말하는 순간 점수가 안나온 것도 마찬가지다.
언어영역 공부법을 말하는 순간 자신이 언어영역에 대해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느끼게 되고,
그에 따라 겸손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문제를 주의깊게 보지 못하고 점수는 곤두박질 치는 것이다.
그래서 공부법을 말하는 것은 대학간 뒤에 말하더라도 늦지 않다. 
 
이 모든 것은 '참을 수 없는 인간의 가벼움' 때문이다.
사람은 뭔가를 알게되면 다른 사람에게 말하려는 유혹을 항상 받게 된다.
그 유혹에 넘어가는 순간 당신은 만족하게 되고 공부를 덜 하게 되는 것이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자기 공부법을 남한테 쉽사리 얘기를 안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기제어장치와 관계


"
어라? 
예전에 자기제어장치 칼럼에서,
'자신이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공언해 버리면 어쩔 수 없이 하게된다'
라고 말하시지 않았나요? 
"

맞다. 
마치 자기제어장치 칼럼과 이번 칼럼은 상반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은 둘 다 맞는 말이다.
공부를 하겠다고 공언을 하면 사회적 압박감 때문에 공부를 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고,
목표를 말하는 순간, 마치 목표를 이룬 것처럼 만족해버려 공부를 덜 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1) 깨달은 바를 섣불리 말하려는 유혹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깨달은 것이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말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다.
마음 속에 있는 것은 뱉어야 제맛이다.
이것은 크나큰 유혹이다. 참을 수가 없다.

이게 더더욱 참기 힘든 이유는, 사람들이 인정해주는 시선 때문이다.
'깨달은 것을 남에게 말해주는 것은 너도 돕고 나도 돕는 좋은 일이다' 하면서 인정을 해주기에 더더욱 말하고 싶다.

이런 유혹을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



2) 공언을 해야 할 때에는 만족감을 줄이는 쪽으로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실행력이 낮아서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에게 공언해야 할 것 같은 일이 생길 때가 있다.
이럴 때는 만족감을 줄이는 쪽으로 해야 한다.

특히 만족감은 '최종 결과'를 중심으로 말할 때 올라가는데, 이런 것은 꼭 피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살을 10kg 빼겠다'라고 말하면 마치 10kg을 뺀 것처럼 느껴진다.
이럴 때는  '살을 빼기 위하여 매일 1시간씩 운동을 하겠다' 라고 말해야 한다.
즉, '결과 중심'이 아닌 '과정 중심'으로 말하는 것이 만족감을 덜할 수 있다.

여기에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를 적어놓으면 더더욱 좋다.
만족감을 줄이면서도 '심리적 거리'를 줄임으로써 공부를 더 쉽게 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예) 매일 5~10시까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그리고 여기에는 항상 겸손한 태도가 있어야 한다.
지금은 불가능하겠지만 노력할 것이라는 듯이 해야 한다.

공부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깨달은 공부법이 있어서 그것을 글로 남길 때,
모든 것을 확정짓고 자신이 다 아는 듯이 글로 남겨선 안된다.
"나는 잘 모르지만...지금 그나마 깨달은 것은 이 정도 뿐이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라는 식으로 글을 써야 한다.





빈 수레가 요란한 이유는?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이 있다.
 
빈 수레는 왜 요란할까?
 
빈 수레이기 때문에 요란한 것이 아니다.
 
요란하기 때문에 빈 수레가 되는 것이다.

Posted by 박현수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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