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글이 갑자기 날아가서 처음부터 다시썼네요 ㅠㅠㅠ
3시간 넘게 썼는데 ㅠㅠㅠ
20살, 재수시작ㅋ
학원 생활은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당시 학원 선생님들도 한국에서 손꼽힐 정도로 유명했고..ㅎㅎ
교재 질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한 반에 80명이나 되어서 공간도 비좁고.. 친구들도 없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나 하면서 완전 우울했죠.
그런데 한 한 달 정도 지나자...
비좁은 공간도 점점 익숙해져 갔고...ㅋㅋㅋㅋ
시간이 가면서 친구들도 마니 생기는 바람에....
(어느 순간 정말 많이 생겨 버렸습니다...ㅠㅠ)
재밌는 학원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죠...ㅋㅋㅋ
중간에 재밌는 에피소드도 많았답니다...
한번은 개강한 지 얼마 안되어서 있던 일인데...
J 영어 선생님은 수업 중에 다음시간까지 단어장을 챙겨오라고 했습니다...
"다음시간까지 단어장 맹글어서 가져오세요..!
검사해서 안 가져오는 사람은 혼냅니다..!"
J 선생님은 엄숙한 말투로 말하셨습니다.
그 후 조용히 칠판에 판서를 하시다가...
갑자기 "아 맞다!" 하고 샤우팅을 하면서 하는 말씀이...
"아..!
저번 시간에 단어장 가져오라고 했죠!!
단어장 펴보세요..!!
안 가져온 사람 혼냅니다"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방금말했잖아욬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때 막 검사하려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우리는 대놓고 웃었습니다..ㅋㅋ
진지한 J 선생님은 황당해하시면서 막 무슨 일이냐고 물으셨는데 ㅋㅋㅋㅋ
반 전체가 너무 웃는 바람에 설명도 못했습니다...
재수 생활의 신조
재수 생활 때 정했던 신조는
"여기 수업만이라도 다 소화하면 수능 잘본다. 그랬는데도 망하면 학원책임이다...! "
요거였습니다.
1년을 더 공부하고 나름 좋은 학원을 다녔는데 그랬는데도 수능 망하면 이건 운이 나쁘거나 학원책임이다 하는 고운 마음씨였습니다. ㅋㅋ
그래서 매일 수업을 엄청 열심히 듣고,
자습시간에는 그날 수업 내용을 반복해서 복습하고...숙제를 했답니다.
모든 것을 모른다고 생각하고 아는 것도 계속 복습을 해서 제 것으로 만들려고 했죠.
물론 처음부터 조급함이 느껴졌고 욕심도 났습니다.
수업 말고 다른 공부를 하고 싶기도 했고...
수업 내용이 너무 쉬워서 대충 훑고 넘어가려고도 했습니다.
또 어서 성적 올리는 위주로 문제풀이를 해서 모의고사 점수를 잘 받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인내심을 갖고... 수업시간에 배우는 것만 계속해서 꾸준히 소화했습니다...
처음에는 수업시간에 배우는 것이 양이 적을지라도..
조금만 시일이 지나 누적되면 양이 엄청나게 많아져서 복습하는 것만도 버거운 때가 오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물론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인내가 필요하고 굉장히 고통스럽습니다.
오늘 배워서 이미 아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을 다시 한번 본다는 것은 굉장히 귀찮은 일입니다.
그러나 재수는 건방을 떠는 저에게 하늘이 성장을 위해 준 기회라 믿었습니다....
이 인내의 과정을 통해 성숙해질 수 있다는 것을 믿고 계속 꾸준히 복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인내의 태도를 평소 생활에서도 익히기 위해....
목욕탕 뜨거운 물 속에 들어갔을 때도 20분씩 억지로 버티다가 나왔죠 ㅋㅋㅋㅋㅋ
진부하고 뻔한 소리같아 보이지만,..
지금 되돌아봐도 이것은 굉장히 효과적인 방법이었습니다.
수업을 제대로 소화해나가면서 내 것을 만들어가는, 진짜 자기주도학습이었죠..ㅎㅎ
즉, 학원의 노예가 되지 않고.... 학원에서 가르치는 것을 제대로 소화하는 것...그래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
자기 자신이 공부의 주인이 되는 것이죠.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말이 요즘에 너무 난무하는데 학생들은 중심을 잘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학원 안다니고 혼자 공부한다고 해서... 다 자기주도학습인 것은 아니죠 ㅋㅋ )
다시 품사문법으로...
아무튼 이렇게 재수생활이 익숙해져 갔는데..
한가지 문제 발생!
바로 영어에서 였습니다...
학원의 영어 선생님은 세 분이 있었는데요.
이 선생님들의 강의 스타일이...제 스타일하고 맞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우선 듣기를 가르치는 K 선생님은...
유형을 너무 중시하셨습니다.
듣기에서 말이 들리기만 하면 어떤 유형이든 맞출 수 있기에,
정확히 듣는 연습을 많이 하면 된다는 것이 제 신조였는데..
그 선생님은 모든 수업을 유형위주로 나갔습니다..
길찾기 문제...그림과 일치하는 대화 찾기 문제....대화의 주제 찾기 문제 등등..
으아...
그래도 배워간다는 마음을 가지고 열심히 들었습니다.
두번째...위 에피소드의 주인공 J 선생님.
이 선생님은 문법 담당이셨는데....
성문 기본영어 위주의 문법을 가르치셨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정으로 괴로웠습니다.
모순으로 가득찬, 그러나 쓸모는 없는 문법을 가르치시니...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억지로 들었습니다.
세번째.....P 선생님. (박상준 쌤과 가운데 이름만 달랐습니다...박X준 선생님이었습니다..ㅋㅋ)
이 선생님은 독해 담당이셨는데....
나름 성문위주 문법에서 쓸모없는 것을 제외하고...독해를 위한 문법을 가르치셨습니다.
수능공부에 대한 사상도 일치했습니다.
-해석이 중요하지 유형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문제를 끝까지 다 읽으면서 풀어라....
-시간이 부족한 것은 독해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충 중요한 문장만 읽으면서 답을 찍으려는 요령을 피우지 말아라....
이런 점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문제점이 있는데...
역시 품사문법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설명을 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It seems that he is honest 라는 문장이 있으면.. ㅎㅎㅎ
이것이 주어의 상승이동이 일어나면 He seems (to be) honest 로 바뀝니다.
아시다시피 이 과정은
It seems that he is honest
--> It seems for him to be honest
--> He seems to be honest <상승이동>
이렇게 일어납니다...
상승이동이 일어나더라도 주어는 계속해서 He to be honest 로 똑같죠...
그런데 이 선생님은 주어가 he 로 바뀌는 희한한 현상이라고...
예외적인 경우로 알아두라고 말씀하십니다..ㅠㅠㅠ
그 외에도 여러가지 모순점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 문장이 있다고 할 때에요.
Cathy who I think is the most beautiful girl in the world finally accepted my proposal.
아시다시피 해석이론에 따르면 위와 같은 문장은 사실 다음과 같은 문장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Cathy /who I think [ ㅇ is the most beautiful girl (in the world)] finally accepted my proposal.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이것을 '삽입절'이라고 하시며...
I think 가 중간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ㅠㅠㅠㅠㅠ
이런 것이 왜 문제가 되냐면....
일단 삽입절로 만들어버리면 위 문장이 변형될 때 예외사항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영어가 암기과목이 되어버립니다.
아무튼 이런 경우외에도 여러가지 모순점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더 더욱 큰 문제점은....이 모든 것을 완벽한 확신에 가진 말투로 말하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말에 오류는 없으며 반드시 믿고 따라오면 성공한다는 것입니다.
그럴 만한 것이...그 선생님께서는 대학 졸업 후 30년 동안 영어를 가르쳐오시고 많은 케이스를 보셨기에...그 만한 자신감이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그 선생님의 수업은 나름 괜찮았고 배울 수 있는 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점들이 많았습니다...
지금 회상해도 정말 당돌한 생각인데...전 P 선생님의 수업에 변화를 주고 싶었습니다.
문장문법을 같이 공유함으로써 더 좋은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ㅋㅋ
(흥미로운 점은 유독 영어강사분들 중에서 이런 자기확신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커리만 믿고 따라오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왜 '영어'에서만 이런 경우가 많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ㅎㅎ)
그래서 전 자신감에 가득 차서.....교무실에 가서 막 문장구성의 원리를 설명했습니다........ㅋㅋㅋㅋ
"선생님~ 이 문장 To 절로 압축이 된 거 같아요..!"
"선생님~ 5형식은 잘못 된 것 같아요..이렇게 하면 모순점이 생기지 않나요...?"
"선생님~ 제가 정말 존경하는 선생님께서 쓰신 책이 있는데...소개해 드릴까요?"
20살 때의 서형일은 정말 당돌하고 어이없는 꼬마입니다..ㅋㅋ;;
그 때 전 굉장히 순수한 마음으로 가서 막 말씀드렸습니다.
참고로 이건 저의 특이한 기질 중 하나입니다...
즉, "자신이 문제를 해결한 경험으로 남을 도와주고자 하는 기질"을 갖고 있었던 것이죠.
말콤글래드웰은 티핑포인트에서 이런 사람을 [메이븐]이라고 일컫습니다..ㅋㅋ
전 20살 때부터 지독한 메이븐이었던 것입니다.
아무튼 그런 말씀을 드리자 P 선생님은 저에게 호통을 치며 말씀하셨습니다.
"이 녀석아...! 모든 종교는 오르고 보면 하나이듯이, 영어도 다 결국은 똑같은거야.
설명하는 방식 자체가 다를 수도 있는거다!
아무튼 너 말은 다 알았으니 더 들을 것 없다. 올라가봐라!! "
상기되고 화가 나신 표정이었습니다.
옆에 있는 선생님들이 다 저를 쳐다봤습니다..ㅠㅠ
지금 생각해보면 그 선생님 입장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인데...
이제 막 20살 된 어린 애가...
뭘 안다고 30년 동안 영어를 가르쳤던 자신을 막 가르칠려고 하면...
당연히 어이없어 보이고 화가 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 그 마음을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어렸고 순진했고 당돌했습니다..ㅋㅋㅋ;
그 선생님한테 야단을 맞은 이후로 학원을 가기가 싫었습니다.
그 장면이 떠오르며 막 화가 났습니다.ㅋㅋㅋ
도저히 나와 맞지 않는 선생님의 수업을 계속 들을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박상준 선생님을 찾아갔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현 상황에 대해 막 토로했습니다.
"영어 선생님들이 품사문법으로 가르치는데 답답해서 못듣겠어요!!!
I think 들어간 게 삽입절이래요! "
그러자 선생님은 웃으시면서 별 거 아니라는 듯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것도 재밌게 들어보렴.
이미 문법의 구성원리를 너가 알고 있는 상태에서....
기존 품사문법의 설명방식과 문장문법의 설명방식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재밌는 일 아니겠니?"
흐엌ㅋㅋ
그 때 전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렇게 세상을 볼 수도 있겠구나...모든 것을 내가 원하는 대로 다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저 관망하는 입장으로...
그렇게 상담(?)을 받은 이후로 모든 영어 선생님 수업을 재밌게 들었습니다....ㅋㅋㅋ
아참, 그 때박상준 쌤께서 집필하고 계셨던 해석이론 책 일부를 P 선생님께 갖다드렸더니...
P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사람 공부 상당히 많이 한 사람이다. 내가 수업에도 참고할 점이 많네. 고맙다."
그렇게 그 사건 이후로 P 선생님과는 가장 친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년전 박상준쌤 사진.....이 아니라 ref 멤버 이성욱씨 사진. 박상준쌤과 닮았....)
해석이론이 세상에 알려지다?
재수 시절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한가지 사건이 있답니다...
제 짝꿍이 있었는데...이 녀석이 공부하는 게 제가 보기엔 영 맘에 안들었습니다..
수업에서 배운 것은 복습은 하나도 안하고...자습시간에는 하루종일 문제만 풀었습니다.
모의고사 풀 때는 항상 늦게 제출했습니다...한 문제라도 더 풀려구요.
그 때 전 그 애한테 왜 이렇게 점수 위주로 공부하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애의 말, "점수 잘받으면 엄마가 좋아하니까"
헉.......
모의고사 점수 백날 잘 받아봐야 뭐합니까...수능을 잘봐야 하는데....
전 이 친구에게 공부법을 가르쳐주고 싶었습니다..ㅋㅋ
그런데 문제는...이 친구가 저보다 공부를 잘한다는 것이었습니다. ㅋㅋㅋㅋ
그것도 조금 잘하는 것이 아니라.. '많이' 잘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보기에 공부법은 잘못되었는데 공부는 잘했다는 겁니다.
모의고사 점수도 훨씬 잘나오고 문제도 훨씬 잘 풀었습니다.
전 너무 답답해서......
그 답답한 마음을.....컴퓨터에 풀었습니다.
컴퓨터에 풀었다고 해서 컴퓨터를 막 부수고 그런 게 아니라...
컴퓨터를 이용해서...글을 썼습니다.ㅋㅋ
하루는 학원을 다녀와서 방에 들어왔는데...
그 친구가 잘못 공부하고 있는 게 너무 화가나고 고쳐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에게 하고 싶은 에너지를 모두 담아....
한글문서에 글을 적었습니다.
'공부는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것이란 말이야!!!!!'
그렇게 분노의 글을 새벽 7시까지 글을 썼습니다.
11시부터 거의 8시간 가량 쓴 것이죠..일어나지도 않구요..
저도 제가 어떻게 그런 집중력과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백일장에 나가서 상 탄 적도 없는 제가.....그렇게 긴 글을 쓸 수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ㅋㅋ;;
(*역시 여기에서도 저의 '자신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 있으면 그걸로 남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은 기질=메이븐적 기질'이 드러납니다...ㅋㅋ;)
그 일 이후로 그 친구한테 하고 싶은 말이 생길 때마다 학원에서 말을 안하고 그 글에 쳐 넣었습니다..
제 공부법에도 나름 이름을 붙이는 게 좋겟다 싶어서....이름을...'바른 공부법'이라 지었습니다.
세례명인 '바르나바'와 형용사 '바르다'의 중의적 표현으로 말이죠....
그렇게 글을 한 달 정도 축적했다가...
정확히 2005년 4월 5일 식목일, 집에 있다가 바른 공부법을 한 사이트에 올렸습니다.
그 사이트의 이름은 오르비스 옵티무스라고 하는데....아시려나 모르겠네요 `_`;;;
글 올린 다음에 비추먹고 사라질 것 같아서....재수학원 가서 자습이나 해야지 하고 그냥 가버렸습니다.
그런데 학원 갔다와서 글을 확인해 보니 ..
흐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리플이 100개가 넘고 특별학습동으로 이동-_-;되어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 글은 한달만에 조회수 10만을 넘고 추천수 500을 넘깁니다.
오르비 사상 최단기간 최다추천수, 최다조회수였죠.
덕분에 이 성적도 별로 좋지 않은 재수생은 주제에 걸맞지 않은 과대평가를 받게 됩니다 ㅠㅠㅠㅠ
무슨 명문대 간 사람이 쓴 글 같았는데 사실은 재수생이 썼던 글인거죠 ㅠㅠ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제가 박상준 선생님에 대한 언급을 그 글에서 했다는 것입니다.
당시 readingtheory.com 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던 중이었고....
책은 집필중이었는데..
바른공부법에 다음과 같이 언급했습니다.
"
아마 학원강사 중에서 박상준 선생님처럼 계속해서 현대 언어학을 공부하고 연구하시는 선생님은 몇분 없을 것입니다.
지금 박상준 선생님께 배우는 문법들은, 우리나라의 영어 교육 역사를 아예 통째로 획기적인 바꿀 문법들입니다.
-성문류의 100년된 언어학을 싸그리 통째로 바꿀-
박상준 선생님에 대한 정보는 http://readingtheory.com 에 가서 확인해 보셔도 되고..
아마 '해석이론'이라는 이름의 책이 올해 안에 나오니 이 책을 구입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 알바 아닙니다.)
"
그래서 저의 사고(?) 때문에 당시 시범중이던 해석이론 사이트에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얼마나 황당한 사건이냐면...
쉽게 말해서 언제 열릴 지 모르는 축제를 기획자들이 막 준비중인데...
"아 저기서 축제한대!" 하는 소문듣고 사람들이 축제 하는 곳에 찾아온 겁니다.
막상 가보니까 아무것도 없는 곳에 말이죠...ㅋㅋㅋㅋ
그 사건 때문에
다 씌어지지도 않은 '해석이론' 책 구입문의가 들어오고 인강 신청문의가 들어오게 됩니다..
(그때 학원 상황은 잘 모르겠네요...... 혹시 잉글리시비주얼 상담쌤께서 그 때 상황 아시면 리플 달아주세요 ㅠ)
그리고 저한테도 무려 2009년까지 책 언제 출판되냐고 문의가 들어옵니다.
(2005년에 올렸던 글인데!!!!)
아무튼 그 사건 이후로 종종 전 학원에 계속 놀러가서 해석이론에 대해 계속 여줘보았답니다...
(재수생이 고등학생 때 다녔던 학원을 계속 놀러가는 게 얼마나 이상합니까!)
그리고 운 좋게도 해석이론 초기버전을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우와!!!득템!!!)
이것은 학원 영어 선생님들의 황량한 품사문법 벌판 속에서 힘겹게 힘겹게 버티던 저에게....
한 줌의 물 같은 것이었습니다!!
당시에는 해석이론을 1,2,3권을 나눠서 내려고 박상준 쌤께서 계획하셨었는데,
처음 나오게 된 1권을 받아 왔답니다.
학원 다니는 애들이 읽히게 하려는 실험용 교재(?) 였죠.
그 때 너무 기뻐서 막 방방 뛰었습니다.
그래서 학원 자습시간에 보고 또 보고 보고 또 보고 보고 또 보고 보고 또 봤습니다.
당시 해석이론은 지금과 많이 달랐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달랐느냐 하면...
-
GK가 없었습니다.
당시는 챕터별로 나뉘어져 있었는데...GK보다 좀 더 큰 개념이었습니다.
후에 이것을 세부적으로 나누었습니다....
-
지금은 여러개의 문장이 주어진 식인데...
그때는 한 챕터당 하나의 지문이 주어졌습니다.
그런데 지문이 꽤나 어려웠습니다.
(이에 대해 박상준 쌤은 '이 정도는 해야지' 라고 말씀하셨습니다...ㅎㅎ그런데 저한테도 좀 어려웠습니다 ㅠㅠ)
-
설명이 엄청나게 자세했습니다.
학문적이라고나 할까요?
예를 들어 what에 대해 설명할 때에도 고대 영어에서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굉장히 자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지금의 해석이론은 최대한 단순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지금 양이 많은 이유는 문장연습 때문이죠 ^^;)
-
당시에는 영어 논리툴 만들기, 영어 문장 암기하기 이런 것은 없었고...그냥 문법연습문제 풀이가 약 2페이지 정도 있었습니다.
즉, 나머지는 설명이 차지했다는 것이죠...ㅎㅎ
-
품사문법이 어떤 점에서 잘못되었는지 굉장히 강력하게 서술하셨었습니다.
5형식의 모순점에 대해서 언급할 때도 강력한 단어들을 사용해서 썼었습니다.
그런데 또 저의 똘끼 기질이 발휘되어서...
해석이론에 막 의견을 제시하고 싶어졌습니다.
한국의 영어를 바꾸는 전설의 책이 될 것인데.....여기에 제가 의견을 드려 도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은 의견이었습니다.
"지문이 너무 어려워요! 좀 더 쉬운 지문으로 바꾸었으면 좋겠어요"
"whatever, however 등을 설명할 때 표로 죽 이어져 있는데 가독성이 떨어져요!"
"연습문제 바로 밑에 답이 써 있어서 상상력을 제한해요. 답은 오른쪽 밑에 모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5형식에 대해 비판하실 때 너무 단어가 거칠다. 조금 순화했으면 좋겠다"
ㅋㅋㅋ
전 이런 오지랖 넓은 의견을 막 책에 썼고.... (재수생이 공부나 할 것이지..)
박상준 어학원에 놀러가서 의견을 말씀드릴 기회를 얻게 됩니다..
(지금 생각해도 영광의 기회ㅋㅋㅋ)
당시 전산쌤이랑 홈피쌤이랑 상준쌤이랑 같이 고기를 먹었는데...
세상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고기 중 하나였습니다..ㅋㅋ
그런데 너무 많이 먹는 바람에 고기값이 10만원이 넘게 나와서 초큼 죄송했었습니다.
고기를 먹고 커피숍에 가서 막 상준쌤께 의견 및 아이디어를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은 그런 의견에 대해 기분 나빠하시지 않으시고...
굉장히 열린 태도로 제 말을 받아주셨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2차 수정본에는 상당 부분 제 의견이 반영이 되었습니다..
제 아이디어가 실제로 반영된 것을 눈으로 보는 것은 저에게 정말 환상적인 경험이었습니다 !
지금 잉비에서도 이런 상준쌤의 수평적인 태도가 담겨있는데...
회원들의 작은 건의사항도 놓치지 않고 깊은 논의를 거쳐 최대한 반영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전 잉비가 좋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저의 오지랖 기질이 발휘되어...
책을 또 받아와서....영어로 고통받는(?) 한 친구에게도 나눠 주었습니다.
그 친구의 별명은 '브라질 일진'으로서...
생긴 것이 꼭 브라질처럼 생겼고....일진처럼 추리닝을 입고 곱슬머리를 하고 다닌다 하여 제가 붙인 별명이었습니다 ㅋㅋ
나중에는 별명이 브라질로 압축되었습니다. (언어 경제성의 원리 ㅋㅋㅋㅋ)
브라질의 꿈은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놈이 밥을 먹을 때만 되면 다른 애들 반찬을 무지막지하게 뺏어가기에
우리는 이 현상을 "세금을 걷어간다"라고 표현했습니다..ㅋㅋ
아무튼 브라질도 해석이론을 받아서 공부를 하게 됩니다.
한 2주만에 다 보더니...
그 후로는 우리끼리 해석이론 용어를 섞어서 계속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예) 요건 "heavy-NP shift" 가 일어났네 ㅋ
해석이론 동지가 생긴 느낌이었습니다.....
참 행복했습니다...ㅋㅋㅋ
(지금 잉비에서 많은 해석이론 동지가 있어서 참 좋아요...문장문법 전파단 이런거 만들어도 좋을듯)
아무튼 시간은 흘러갔고...수능은 다가왔습니다.
전 자만하다가 외국어를 캐망한 경험이 있었기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매일 최소 6지문은 계속해서 완벽하게 해석하는 연습을 하려 했습니다.
해석이론 3권도 보고 싶었는데 박상준쌤께서 수능공부에 매진하라는 뜻으로 일부러 주지 않으셨습니다 ㅠ
마지막 수능 두 달 전 부터는...앞서 언급한 P 선생님께서 고 난이도의 문제를 가지고 수업을 진행하셨습니다.
(미리 풀어오고 수업시간에 질문하는 형식)
문제 단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문장 구조도 어려웠고....문제 자체의 논리도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문제를 매일 계속해서 풀었습니다.
역시 마찬가지로 한 문장 한 문장 해석 제대로 하면서 6~10문제 정도 풀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겸손하게 긴장감을 갖고 수능날까지 계속 공부할 수 있었죠.
취약했던 영어 듣기도 꾸준히 공부했습니다.
학원을 갔다오면 약 10시 50분이 되었었는데... 샤워를 하고 나면 11시가 되었습니다.
전 그때부터 머리를 말리면서 영어듣기를 30분간 했습니다.
30분간 했다는 것이 17문제를 다 풀었다는 것이 아니라...
1, 2문제만 가지고 그것을 계속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받아쓰기 해보고, 따라서 말해보고....완벽히 들릴 때까지 듣고 또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재수학원 가면서 mp3를 귀에 꼽고 전날 들었던 문장을 계속 반복했죠.
이렇게 하니까 나중에는 영어듣기가 어느 순간부터 잘 들리기 시작했답니다...
여기서 이거 보고 '아 나도 매일 영어듣기 해야지' 하고 느끼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자극을 받아서 시작하면 며칠 안되어 원래대로 풀어져서 돌아갑니다.
팁을 하나 드리자면....전 이런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개인의 의지나 자극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상황설정'입니다.
제가 영어듣기를 계속 할 수 있었던 것은 샤워를 한 다음에 방에 들어왔을 때 책상 위에 워크맨이 놓여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보고 ' 아 영어듣기를 해야겠구나' 생각을 하고 영어듣기를 시작하게 된 것이죠.
그리고 아주 어떤 일을 할 지가 매우 구체적으로 미리 짜여져 있었기 (패턴화 되었기 ) 때문이기도 합니다.
몇시 몇분에 어떤 장소에서 어떤 공부를 할지가 굉장히 구체적으로 짜여져 있었기에, 몸은 별 생각없이 고민없이 자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죠...
혹시 습관 만드는 데에 고민인 분들은 한번 이런 방법을 써보셨으면 좋겠습니다 ㅋㅋ
(*공부 열심히 하는 데에 중요한 것은 '의지'가 아닙니다.....물론 의지도 중요하지만 너무 과대평가 된 것 같습니다. 맨날 선생님들이 의지타령 하면서 학생들보고 의지박약이라고 혼내치는데 핵심을 잘 보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아무튼 결국 수능날이 다가왔고 시험 전날에 기출문제를 한번 풀어보았습니다.
그런데 놀랐습니다.
아니, 이럴수가 !
지문에서는 introduction, topic, support 가 거의 완벽하게 나누어져 있고...
헷갈리게 하거나 애매한 정답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렵고 이상한 문제를 하도 풀다 보니까 수능문제가 너무나도 아름답고 명료하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수능 당일에 외국어영역을 풀 때에는....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문제를 풀 수 있었습니다.
듣기도 잘 들렸고....답도 그렇게 확실할 수가 없었습니다.
영어가 너무 쉽게 나와서 만점자가 속출할 것 같았습니다....
지문에 문장구조 표시를 거의 다 해가면서 풀었는데도 10분 정도가 남아서 천천히 검토했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피시방에 들려서 외국어영역을 채점해보니
올레~ 문법문제 하나 틀렸습니다.
그리고 그 틀린 것도 좀;;; 황당하게 틀렸습니다...
(이건 다음 회에 자세히 쓰겠습니다..ㅋㅋ;)
그리고 수능이 끝나고...전 박상준 쌤을 다시 뵈러 갑니다.
해석이론이 이제 서점에 나오겠지? 하는 희망을 갖고서 말입니다..ㅎㅎ
*이번에는psj 쌤 께서 리플을 남겨주시면 다음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ㅋㅋㅋㅋㅋㅋ
'퍼온글 > 서형님 칼럼 스크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실수가 실패가 되는 메커니즘 (0) | 2011.02.06 |
---|---|
빈 수레가 요란한 이유 (0) | 2011.02.06 |
꿈은 목표가 아니다. 사라지지 않는 느낌이다. (0) | 2011.02.06 |
자기제어장치 만들기, 실전편 (0) | 2011.02.06 |
공부를 할 때마다 상을 주라고?? (0) | 2011.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