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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24 [언어공부법] 1. 문학독해법 3

[언어공부법] 1. 문학독해법

원문보기: http://gongsin.com/158982

 언어의 핵심은 독해입니다.
그 중 오늘은 문학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1. 우리는 왜 시와 소설을 읽는가?

여러분들은 시와 소설을 왜 읽습니까?
시험 볼라고요?
예 맞습니다 ㅋㅋ
수능에 나오니까 읽는거죠.

그러면 작가들은 시와 소설을 왜 쓸까요?
바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그 작가의 생각을 읽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주제'라 합니다.

주제4主題: 예술 작품에서 지은이나타내고자 하는 기본적사상.
(출처: 네이버 사전)

따라서 최선의 독해방법은 주제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모든 독해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주어진 지문의 주제를 찾는 것입니다.

 


2. 주제를 어떻게 파악해야 할까?

이제 주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주제는 어떻게 찾는 것일까요?

그것은 각 문학 장르가 가지는 장르상의 특징에 맞춰 읽어내면 됩니다.

운문문학과 산문문학으로 나눠서 설명해보죠.

<운문문학>
여러분, 시의 정의가 뭡니까?
시는 운문문학의 하위갈래로서 시인의 생각이나 사상 따위를 운율이 있고 함축적인 언어로 표현한 언어 예술입니다.
이 때 '생각이나 사상 따위'가 주제가 됩니다.

먼저 화자를 찾습니다.
화자는 작가가 주제를 구현하기 위해 설정한 대리인인데, 보통의 경우 화자가 작가를 대변합니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지만요.

그리고 화자가 중심인지, 대상이 중심인지를 파악합니다.
이 과정이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만,
하위권 학생들에겐 시의 맥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만 굳이 따져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죠.

그 다음엔 화자(혹은 대상)의 상황 파악합니다.

'죽교 싶다'는 재수생의 정서는 괜히 쌩뚱맞게 생기질 않습니다.
'현역 때보다 성적이 떨어졌다는 상황'에서 파생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정서나 태도를 파악할 때 상황의 파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럼 상황은 무엇이냐,
상황은 화자 또는 대상이 처해있는 시간, 공간, 사건을 의미합니다.
곧 상황의 파악은 시간, 공간, 사건의 파악이므로,
이 세 요소를 중점적으로 독해해야 합니다.

마지막 세번째 단계로서 정서와 태도를 파악합니다.
상황은 정서를 이해하는 전제가 됩니다.
두번째 단계에서 상황을 파악했다면, 그 상황에서 느끼는 화자의 감정이 곧 정서로 연결됩니다.
태도는 정서와는 약간 다른 개념인데요,
정서를 드러내는 방식 또는 상황에 대한 화자의 대응방식을 말합니다.
사실 이렇게 설명하고 있는 저도 잘 몰라요 ㅋㅋ;;
근데 수능 언어영역을 푸는데 있어서, 두 개념을 명확하게 구분할 필요는 없더라구요.

정서나 태도를 파악할 때 약간의 팁을 드리자면,
(사실 이 정도는 누구나 알고 있을 것 같은데)
먼저 정서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어휘가 나오면 이건 100%구요,
(ex. 김명인의 '그 나무' 中 '안쓰러웠지요'는 당연히 연민!)
화자의 말이나 행동을 통해 정서를 파악합니다.
단, 말을 할 때는 반어법일수도 있는데요,
이건 문맥상 쉽게 알 수 있는거니까요 ㅋㄷ
또, 대상이 중심일 때는 대상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파악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제가 위에서 세 단계로 간략히 정리를 해놓았습니다.
하지만 매우 추상적이어서, 이 글을 읽으실 땐
'아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더라도, 막상 하려고 하면 참 막연할 것입니다.

이 과정을 구체화 시켜야 합니다.
본인이 공부하는 문제집 여백에 모든 사고 과정을 다 쓰세요.
머리에 어렴풋하게 남겨두는 것으로는 안 됩니다.
할 수 있는건 다 하세요.

화자가 '우리'면 우리라고 적고, 그 '우리'가 '가족 공동체'이면 괄호 치고 '가족 공동체'라고 쓰는 겁니다.
화자가 객지에 있으면 '상황: 객지에 있음'이라고 적고,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면 '아버지가 돌아가심'이라고 적습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문제를 풀어보고 답지와 비교해가며 확인하는 겁니다.

지금은 겨울방학이니까 조급해하지 마시고 차근차근 하세요.
지문 중심으로 하는 공부가 진짜 언어공부입니다.
지문 꼼꼼히 이해하며 공부하면 문제 안 푸셔도 됩니다.
(그래도 책 아까우니까 한번 풀어보세요^^ㅋㅋ)

추가로, 고전에 대해서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고전은 기본적으로 암기가 뒷받침 된다면 훨씬 쉬워집니다.
수업을 들으시면서 선생님이 설명해주시는 내용 최대한 많이 외워보세요.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는 사미, 속미, 성산, 규원가 등등의 작품을 익혀두는 것이 좋고요.

<산문문학>
여러분, 소설의 3요소가 뭐에요?
소설의 3요소는 주제, 구성, 문체입니다.
여기서 문체는 수능 언어영역에서 잘 출제되지 않고요,
주제는 글을 다 읽어야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가 소설을 읽는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구성'입니다.

자, 그렇다면 구성의 3요소는 무엇입니까?
인물, 사건, 배경인데 바로 이 세가지에 초점을 맞춰서 독해를 하는 것입니다.

저는 소설을 읽을 때 인물에 동그라미를 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점까지 함께 생각을 해보죠.)
이 때 가장 중점적으로 봐야할 것은 인물 간의 관계입니다.
소설은 갈등의 문학이라고 하죠.
갈등/심리 파악의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인물 간의 관계입니다.
특히 인물이 많이 나오고 관계가 복잡한 고전소설의 경우,
인물 간의 관계 중심 독해법은 큰 파괴력을 가집니다.
그냥 읽어서는 파악이 안 될정도로 복잡한 관계라면 가계도를 그려서라도 이해를 해야합니다.

두번째로는 사건을 파악해야 합니다.
물론 이 때 전제는 사건 중심의 소설이라는 겁니다.
심리 중심의 소설인 경우 그냥 글이 전개되는 대로 따라 읽어가면 됩니다.
사건을 파악할 때는 갈등을 일으키는 주된 요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이유없는 결과는 없으니까요.

세번째로는 배경을 파악해야 합니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장소와 시간은 인물의 심리 또는 사건의 당위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이호철의 '나상(裸像)'에서 눈이 괜히 내리는게 아니죠.



참 신기하지 않나요?
운문문학에서는 화자(혹은 대상)-상황-정서(혹은 태도)이고,
산문문학에서는 인물-사건-배경입니다.
화자는 인물에 대응되고, 사건과 배경은 상황에 대응되죠.
결국 문학이란 타인의 삶을 통해 간접경험을 하고 그의 감정에 공감하기 위한 학문입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국문학과 공신님들, 맞나요?)
이를 염두에 두고 최대한 능동적으로 생각하며 독해하면 언어영역 문학에 대한 실마리를 풀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3. 제발 국어사전 좀 써라!

이런 얘기 정말 많이 들어봤을 거에요.
대부분의 공신님들께서 강조하시는 내용이죠.
이유는 그 분들께서 설명해주셨으니가 다 아시죠?
저는 한번 더 언급하고, 한번 더 잔소리하는 정도로 하고 넘어갈게요.
귀찮아서 그러는거 절대 아니네요 ㅋㅎㅎㅎ
항상 후배님들을 생각하는 제 마음, 잘 아시죠? ♡


4. 문학 개념어? 글쎄......

언제부턴가 '문학 개념어'라는 말이 유행하게 된것 같습니다.
'문학 개념어'에 대한 인강과 교재도 많이 나왔고요.

하지만 저는 과연 이런 것들이 쓸모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3년간 수험생활 끝에 스스로 내린 결론은 '사교육 장사꾼들의 상술'이라는 것입니다.

저도 실제로 그런 책으로 공부를 해봤습니다.
제가 직접 돈 주고 산건 아니고, 선생님께서 주셔서 한번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얻은 게 별로 없었거든요.
그 책을 다 공부하고 난 느낌은 이랬습니다.

'그래서?'
'뭥미?'

문학 개념어라는 게 따로 없습니다.
절대 단어 고유의 의미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습니다.
만약 그게 가능하다고 하면 실제 지문에서 어떻게 구별할 겁니까?
'시적 긴장'이라는 말이 나오면 그게 사전적 의미로 쓰였는지 문학적 의미로 쓰였는지 어떻게 판단할거냐고요.

'성찰'이면 성찰하는거고,
'대응'이면 대응하는거고,
'대비'하면 대비하는겁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테마 3번의 국어사전입니다.
사전적 의미에서 절대 벗어나지 않습니다.
괜히 불안감을 조장하는 사교육에 놀아나지 마세요.
비영리 단체인 공신 동아리가 하는 말을 믿으세요.
사교육이 자신들의 매출을 늘리려고 억지로 수험생의 공부량만 늘립니다.

여러분들이 국어사전을 토대로 모르는 단어를 그때그때 정리해 나가면 절대로 문학 개념어를 모른다고 해서 틀릴일은 없습니다.
적어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시험에서는요.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국어사전은 참고자료로 해서 이의제기를 하면 됩니다.


5. 모든 답은 지문 속에 있다!

수능의 언어영역 문제는 어떻게 푸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까요?
문항을 만들 때 출제 교수님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선택지를 구성하실까요?
위 두 질문에 대한 답은 모두 '지문'에 있습니다.

출제 원칙 중 기본중의 기본은 '자기 방어'입니다.
누군가가 이의 제기를 했을 때 그에 대해 항변할 '거리'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 수험생이 '이러이러하니까 이렇게 저렇게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답은 3번이 아니고 4번이다'라고 했다고 가정합시다.
이를 대비하여 출제진은 '지문 속에 이러이러한 말이 언급되어 있으므로 이렇게 저렇게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논리상 답은 4번이 될 수 없고 3번이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 사례로 04년도 수능에서 복수정답이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치열한 논쟁 끝에 결국에 복수정답이 인정되긴 했으나 이 사건은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논란이 되었던 문제를 함께 볼까요?
04년도에 출제 되었던 백석 시인의 '고향'이라는 작품입니다.

이브날에도 출근하여 강의 업데이트를 하고 계신 이종민 공신님의 파이널 강의를 들은 학생이라면 다 아시겠지만,
못 본 학생들도 많을테니 복습한다는 생각으로 같이 봐요^^



시를 음미 했을 때 어떤 심상이 그려지나요?
문학의 해석은 자유롭지만 보통의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심상이 그려질 것입니다.
'화자가 의원을 통해 고향(혹은 아버지)를 느끼는 것'
이때 고향(혹은 아버지)는 결핍의 대상이며, 따라서 화자의 지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정도 시를 해석하고 당시 이슈가 되었던 17번 문항을 살펴보도록 합시다.




발문에서 '의원'과 유사한 기능을 고르라고 했습니다.
(가)에서 '의원'은 화자와 고향(혹은 아버지)를 연결시켜 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즉, 현재 부재하는 대상인 고향을 '의원'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거죠.
<보기>에서 테세우스의 목표는 '비밀의 방'입니다.
이는 '미로를 더듬어 비밀의 방에 이른다'라는 구절을 통해서 알 수 있겠죠?
이 때 '비밀의 방'으로 통하게 해주는 것은 '미궁의 문'이에요.
문은 두 공간을 연결시켜 준다는 원형적 심상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기>의 내용을 통해서도 충분히 추론이 가능한 내용입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도식이 가능하고 이 문제의 정답은 3번 미궁의 문입니다.

 



(여담인데요, 제가 저번주에 이정도까지 쓰고 이 그림 파일을 지우려다 글을 다 날려먹었습니다. 여백이 많이 남아 이 부분만 잘라서 수정하려다가 뒤로가기가 되었죠.)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오답으로 5번을 택했습니다.
5번 선택자 비율은 50%로, 정답자 비율인 31%를 훨씬 웃도는 수치입니다.
그렇다면 왜 수많은 수험생들이 5번으로 빠졌을까요?
그것은 정답을 고를 때 <보기>에 근거하지 않고 본인의 주관을 개입시켰기 때문입니다.
테세우스의 목표 대상은 어디까지나 비밀의 방입니다.
그곳이 지향점이잖아요.
이는 첫 문장에서 바로 나옵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웅 테세우스는 미궁으로 들어가 비밀의 방에 이르고자 한다."라고......
설령 테세우스의 목표가 '비밀의 방'에 갔다가 다시 밖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해도 '실'은 완벽한 정답이 될 수 없습니다.
'실'은 다시 밖으로 나올 때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어요.
따라서 이 경우에도 통로로서 매개체 역할을 해주는 것은 '미궁의 문'이지 '실'이 아닙니다.

이는 단순히 8년 전에 있었던 해프닝으로 치부해 버릴 일이 아닙니다.
이는 수능 언어 영역이라는 시험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결국 수험생 입장에서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모든 정답은 지문을 통해서 도축해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정답이 정답일 수 밖에 없는 근거분만 아니라 오답이 오답일 수 밖에 없는 근거 역시 지문 속에 존재한다는 것.

항상 이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박현수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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