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좋아하는 것을 찾는 법 하나, 실천
꿈의 조각들이 4편에서 끝났는 줄 알았는데 5편이 있더군요. 형일이형 카페에 오랜만에 들렀다가 정말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그나저나 좋아하는 것을 찾는 법 '하나'라면 둘이나 셋도 있을텐데.....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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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보러가기>
좋아하는 것을 찾으려면..
‘아직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이런 푸념을 학생들이 많이 한다.
난 그들에게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 무엇을 했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은 답을 못한다.
단지 애매하게 갖고 있는 동경의 이미지 만으로 예측하는 것과
실제 경험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직접 해봐야 알 수 있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는 선생님이 우연히 '나의 주장 발표대회' 라는 곳에 나가라는 권유를 받게 되었다.
난 대중연설을 한 경험도 없었기에 두려움이 앞섰지만 그냥 나도 모르게 하겠다고 했다.그리고 2주에 걸쳐 매일 2~3시간씩연설문을 준비하고 말하기를 연습했는데,그 시간이 너무나도 재밌었고 뜻깊었다.그 후 대회에서 학교 최초로 은상을 받았다.물론 그 때 받은 상은 대학입시에는 아무런 실질적인 도움도 되지 않았다.하지만 난 그 과정을 통해 내가 사람들 앞에서 얘기하는 것을 싫어하지도 않고, 그렇게 못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것은 3년 뒤, 공신에서 강의 촬영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저번학기에 우연히 안철수 교수님의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교수님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다.
안철수 교수는 홀로 백신을 만들어 배포하던 시절,
주변사람들은 안철수 교수에게 만약 선택할 수 있는 1만가지 직업이 있다면 가장 나중에 선택해야 할 직업이 사업이라고 했다.
사업을 하려면 사기고 잘 치고 술도 잘 먹고 약삭빨라야 하는데 안철수 교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인도 그렇게 생각해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사업을 해야 할 시기가 왔고, 결국 해야만 했다.
결국 그렇게 10년 정도 경영자로서 운영을 하면서,
자신은 사업에 재능이 없는 게 아니라 최소한 남만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히려 내성적이고 고민을 많이하는 성격이 오히려 사업 중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신중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이 되었다.
즉, 예측과 실제경험이 달랐던 것이다.
자신의 꿈이 소설가라면, 한시간이라도 시간을 들여 소설을 써보지 않으면 안된다.
전자공학자가 꿈이라면 몇개 회로라도 직접 만들어봐야 한다.
그런 경험을 함으로써 나 자신이 누군지에 대해 조금 더 알 수 있게 된다.
해야하는 것 먼저, 하고싶은 것 나중에?
통념에 의하면,
우리는 해야하는 것과 하고싶은 것을 나누고, 해야하는 것을 먼저 해야 하고 하고 싶은 것을 나중에 해야 한다.
이 말은 어떻게 보면 참 옳은 말이기도 한데, 이 말을 거꾸로 해석해보면, 결국 우리는 하고 싶은 것은 최후의 순간에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인생의 저 뒷편에 미뤄둔 채 해야할 일만 하며 살아간다.
내 주변에 대단한 보컬적 재능을 가지고 있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좋아하고 하고 싶어하는 것은 노래와 예술이다.
하지만 그 친구는 어느 순간부터 단 한번도 직접 누군가를 찾아가거나, 오디션에 응하지 않았다.
대신 그 친구는 학교에서 나오는 과제와 시험을 치루며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다.
하고 싶은 것은 계속 뒤로 미루고, 해야할 것만을 하는 것이다.
대부분이 해야 하는 것만 하는 이유는 사실 그렇게 하는 편이 편하기 때문이다.
하라는 것만 하면서 살아가면 큰 변화 없이, 치열한 고민 없이, 미래에 대한 큰 두려움 없이, 특히 부모님의 큰 반대 없이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해야할 것만 하면서 살게 되면 남이 우리 자신에게 부과한 책임(해야할 것)을 중심으로만 행동을 하게 되고 남이 짜놓은 수순과 시스템에 따라 살게 된다.
우리 자신에 대해 발견하지 못한 채 인생을 흘려보내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룰을 따르게 되는 이유는 하고싶은 것을 할 때 가지는 막연한 두려움이 가장 크다.
과연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해서 나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나는 나만의 종교와 같은 믿음이 하나 있다.
내가 열정을 느끼는 일이 있다면,
당장에는 돈이나 스펙 같은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그것이 미래에 어떻게든 가치있는 경험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부끄럽지만 여기에 내 경험 하나를 담는다.
내가 재수시절, 내 옆자리에 앉은 친구가 있었다.
난 그 친구가 공부하는 태도가 너무 맘에 안들었지만 그 친구의 점수는 나보다 훨씬 높았다.
공부법을 말해주고 싶었지만 내가 말할 역량이 안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집에 가서 그 친구에게 못 말한 한을 모두 담아 공부법에 대한 글을 썼다.
그리고 입시 커뮤니티에 올렸다.
다음날 자고 일어나니, 그 글은 조회수가 10만을 돌파하며 당시 가장 많은 인기를 끈 글이 되었다.
난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내가 이런 글도 썼는데 수능 못치면 쪽팔리겠지’ 하고 내가 더욱 긴장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공부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수능이 끝난 후, 난 그 글을 바탕으로 두권의 책을 내게 되고, 역시 그 글이 인연이 되어 공신에 들어와 지난 6년동안 활동을 하게 되었다.
기존의 통념에 따르자면, 당시 내가 ‘해야할 것’은 공부를 하는 것이었고, ‘하고싶은 일’인 공부법 글을 쓰는 것은 대학입시가 끝난 후로 미뤄둬야만 했다.
하지만 삶은 우연으로 가득차 있었다.
오히려 하고싶은 일을 하는 것(글을 썼던 것)이 해야만 하는 것에 동기부여를 했고,
그리고 그것이 나중에는 새로운 결과로 연결되었던 것이다.
경험의 조각이, 즉 꿈의 조각이, 마법처럼 합쳐진 것이다.
이렇게 삶은 너무나도 큰 우연으로 가득차 있다.
하고싶은 일을 하는 것이 단지 취미이고 시간의 낭비가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고 삶을 더 에너지 있게 만들어준다.
내가 만약 그 때 글을 쓰는 것을 뒤로 미뤄두었다면, 난 과연 그 글을 썼을까 의심스럽다.
입시가 끝난 뒤에도 그런 글을 쓰고자 하는 열정이 남아있었을까? 최소한 난 아니라고 본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물론 무작정 실천을 하게 되는 것을 생각하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난 삶은 너무나도 비선형적이라 인생에서는 실패란 것이 있지 않다고 본다.
결과적으로는 실패로 보이더라도,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이 있기 때문에, 나중에는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이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 공모전에 지원해서 상을 못탔다 하더라도, 그 공모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은
또한 잠시는 실패로 보이는 것이 나중에 기가 막힌 운으로 밝혀지는 경우도 너무나도 많다.
입시의 예로 들어보면, 고3 때 수능에 실패하여 재수생활을 하게 되는데,
오히려 재수가 약이 되어 그 동안에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잘못된 성공이 후에 발목을 잡는 경우도 있다.
어설프게 수능이 대박나서 대학에 잘 간 이후로,
자신에 대해 자만심이 생겨 그 이후로 자기발전을 소홀히하게 되는 경우 역시 많이 봐 왔다.
내 말은 뭐든지 무조건 실천을 하라는 소리는 아니다.
또한 실패를 위한 실패를 하라는 얘기도 아니다.
게다가 중고등학교 신분에서 자신이 생각한 바를 실천하기에는,
한국 교육 환경에서는 아무래도 쉽지 않다.
난 단지
그 동안 우리가 마음속에 오랫동안 미뤄왔었던 것들,
열정이 있었던 것들,
자신에 대해 궁금했던 것들은
실천을 통해 그 해답을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따라서 두려워하지 말고 그 미지의 세계에 용기있게 한 걸음을 내딛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