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 방에서 혼자 공부할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항상 유혹과 싸워야 합니다.
쓸데없는 뉴스를 안보려고 해야 하고
괜한 메일체크를 안하려고 해야 합니다.


하지만 오늘 친구를 만나러 밖에 나갔었는데
뉴스를 보고 싶은 마음도, 메일체크를 하고 싶은 마음도 없어진 것을 발견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습관적으로 폰을 확인하긴 했지만 
그 충동이나 시간낭비는 집보단 훨씬 덜했습니다.

돌아오면서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대체 왜 집에서는 그렇게 의지력을 발휘해도 참기 힘들었던 것이 
밖에 있을 때는 쉽게 참을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니 비슷한 경우가 고등학교 때도, 재수시절도 계속해서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공부를 거의 안했을 때는
제가 의지력이 약해서 안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전 당시 집에서 자습을 했는데, 
컴퓨터와 침대 등의 유혹이 산재한 채 
억지로 공부를 하려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제가 매일 꾸준히 5시간의 자습시간(수업제외)을 확보하며 계속 공부 했을 때에는 
제가 의지력이 쎄거나 남들보다 대단해서 가능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좋은 친구와 함께 따라서 야자실에서 공부 하다 보니까
어쩌다보니 더 공부를 더 오래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더 적은 의지력으로 더 오래, 재밌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 때 불운하게도, 저와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이 매일 피씨방에 가자고 했다면 전 매일 피씨방에 갔었을 것입니다. 
친구 한명이 피시방 가자고 했으면 거절이야 할 수도 있겠지만, 두명 세명 네명이 차례대로 와서 매일 같이 가자 한다면 전 굳건하게 있을 수 있었을까요?ㅎㅎ





대부분의 공부법 책에서는 우리를 환경과 상호작용하지 않는, 별개의 독립된 개체처럼 취급합니다.
우리 역시 우리 자신을 독립적이고 주체적이라고 믿고 싶어합니다.
그렇게 환경의 영향을 받는 것을 과소평가하며 의지력으로 공부시간을 늘리고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하지만 위의 경우처럼, 의지력도 중요한 요소지만 심히 과대평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문제의 초점을 개인으로만 맞추는 실수는 다른 분야에서도 계속 해왔고, 최근에야 집단과 환경이 미치는 영향이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의학에서는 우리 건강에서 좋은 식습관과 생활습관 등 모든 것을 개인에게 초점을 맞췄지만,
최근에서야 사람들간의 관계, 외로움이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경제학에서 역시 사람은 독립적인 개체로 가정하고 모델을 세웠지만, 최근에서야 그것이 전혀 아님을 깨닫고 새로운 모델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폭동이 일어날 때, 폭동을 일으키는 일부 과격분자가 있어서 그들이 일으키고 나머지는 구경꾼이 되는 게 아니라, 한두사람이 폭동을 일으키면 옆 사람도 참여하고 그것이 심화되어 폭동이 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마찬가지로, 공부하는 데 있어서 주변과의 상호작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선생님, 친구, 부모님등으로 대표되는 사람들과
장소, 주변사물 등과 상호작용하며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행동은 우리의 주체적인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 하에서 결정하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의 의지대로 프로그래밍하여, 원하는 대로 행동하려는 시도는
실패율도 높을 뿐더러 
실패하면 모든 게 자신의 책임이라는 자책감만 심어주고 
실패가 계속되면 무기력해지고 자신감을 잃게 됩니다.



따라서
그보다 조금 더 나은 솔루션은
우리 자신을 바꾸려고 하는 대신
우리 자신을 알아가고, 우리에게 맞게 환경을 바꾸려는 시도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어떤 환경에서 잘되었는지' 생각해보며 자신에 대해 알아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다음과 요소들에 대해 본인이 언제 공부가 잘 되었는지 생각해 보시고,
그 환경을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해야할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아래는 제가 고려해야 할 환경적인 요소와
제가 공부가 잘 될 때의 예를 적어놓았습니다. 부족하지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장소 
(예: 전 학교 야자실이었습니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갈 수 있는 곳.) 

-주변 물품  
(예: 전 주변에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기기가 있으면 절대 공부가 안됩니다. )

-선생님  
(예: 전 스킬 대신 원칙을 중요시하는 선생님의 수업을 들을 때 자습도 훨씬 재밌게 되었기에 인강을 신청할 때도 최대한 저와 잘 맞는 선생님 또는 학원을 찾았습니다. 예를 들어 잉글리시비주얼의 박상준선생님은 저에게 영어에 새로운 재미를 가르쳐주었습니다.)

-같이 하는 친구 
(예: 전 고2때 반 1등과 우연히 친해지게 되었는데 그 친구에게 많은 자극을 받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전 저보다 뛰어난 친구와 함께 있을 때 계속 동기부여를 받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부모님 간섭의 정도 
(예: 전 부모님께서 저를 믿어줄 때 흔들리지 않고 잘 되었습니다.)





..

우리가 우리 욕심대로 변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 자신이 약하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점을 인지한다면 
의지력으로 그렇게 만들기 어려웠던 변화를 
약간의 행동한편으로는 손쉽게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자책감으로 바라보고 채찍질로 변화시키는 대신에
관용과 사랑으로 바라보며 따뜻한 시선으로 변화하도록 시도해보아야 합니다.
계속 그렇게 우리 자신에 대해 배워가는 것이 진짜 '공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랑의 힘이 힘에 대한 사랑을 이길 때 세상은 평화를 알게 될 것이다.-

                                                                 by Sri Chimnoy Chose

Posted by 박현수4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