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속을 준비가 되어있다.
형일이형의 글답지 않게 추상적이고 간략한 글입니다. 바쁘실 때 급하게 쓰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도 내용 자체는 역시 좋은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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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마지막 학기다보니 수업을 듣지 않아 자기시간이 많았습니다.
이게 좋지많은 않은 것이,
어느 누구도 저를 통제해주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얼마나 잘 행동으로 옮기는가를
가장 자율성이 높은 상태에서 관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 뉴스를 보다가도
"요거만 보고 논문 읽어야지" 하면 과연 내가 읽는가?
"스타크래프트 딱 한판만 해야지" 하면 과연 내가 하는가?
"내일부터 야식을 먹어야지" 하면 과연 내가 먹지 않는가?
과연 어땠을까요?
전 거의 매번 저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물론 의지력이 강한 다른 친구들은 아니겠지요..)
저는 저에게 매번 다짐을 했지만,
매번 유혹을 이겨내야 할 상황이 오면 저는 저 자신에게 속삭였습니다.
"이 기사 하나만 더 볼까?"
"에이...한판만 더 해야지"
"야식 한끼만 더 먹어야지"
하면서 저 자신에게 관대해졌습니다.
그렇게 한달정도 하다보니 저는 매번 저를 속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에 대해서 더 이상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의 생각을 행동으로 제대로 옮기지 못하니 머릿속에 혼돈이 왔고, 감정적으로 좌절감이 왔습니다.
그렇게 전 저 자신에게 속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나 자신은 유혹을 이겨낼 것이라고 예측하지만, 실제로는 그게 생각처럼 잘 되지가 않았습니다.
결국 전 제 자신을 바꾸려는 노력, 유혹을 이겨내려는 노력을 포기했습니다.
그래서 유혹에 매번 넘어갔느냐?
아닙니다.
유혹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 '상황'을 의도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연구실 내에 있으면 전 자꾸 인터넷을 하게 되었는데
사람이 많은 카페에 가면 인터넷을 안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전 매번 카페에 가서 작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내 돈 ㅠ)
스마트폰이 있으면 자꾸 집중력이 떨어지기에
스마트폰을 아예 끄고 필요한 때만 켜기 시작했습니다.
교육심리학에서는 자신을 알고 조절해 나가는 것을 자기조절학습(Self Regulated Learning)이라 하고,
자기조절학습은 크게 '인지조절', '동기조절', '행동조절'로 나누어집니다.
제가 위에서 든 예는 '행동조절'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저는 제 상황을 바꿔서 행동을 조절했죠.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지나친 통제 하에 있기 때문에 자기조절학습을 배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남이 시키는 대로 하니 내가 누군지 모른 채 살아가고,
그러다보니 지나치게 자신에 대한 기대감이 높거나 낮습니다.
그래서 많은 자유가 주어지면 자신에 대한 통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릅니다.
통제 대신에 오히려 그동안 힘들었던 것에 대한 보상심리로 놀려 하기 시작하죠.
저도 마찬가지였고
나이가 들어서야 자기실험을 하고 통제를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알아야 합니다.
자신에 대해 착각을 걷어내고
있는 그대로 보아
우리만의 답안을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갑작스레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은 오늘부터가 추석연휴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갑작스레 찾아온 많은 시간을 갖게 될 것입니다.
이 시간은 여러분 자신을 아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저의 예를 잘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추석 잘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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