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EBS 수능완성 언어영역 실전편을 풀면서 아주 흥미로운 작품을 봤다.
시간 재고 열심히 풀고 있는데, 갑자기 뇌리를 스치며 스톱워치를 멈추고 깊은 상념에 잠기게 만드는....

바로 이근삼의 '거룩한 직업'이었다.



대충 이런 이야기다.

'학자'와 '도적'이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학자는 도적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직업에 대한 태만과 생활의 안이함을 인식하게 된다.
여러 직업을 거치고 자신의 도적질을 정당화시킬 정도의 유연성이 인상적이다.
정답과 해설에 나온 주제는 모순된 세계에 대한 재인식이다.

뭐, 이런건 틀에 박힌 해석일 뿐이고,
역시 문학은 자기 맘대로 느끼는게 제맛이다.



지문에 나온 부분이 아마 위기나 절정 부분일텐데,
주제외 밀접한 도적의 대사를 인용해본다.

도적: 내 이 집에 들어오기 위해 나흘을 소비했다고 하잖았나? 고생을 했어.
        뿐인가, 이렇게 술도 내고 있어. 내 노력의 대가도 못 받는 판이야.
        난 일을 할 때는 누구보다도 엄숙한 마음으로 해. 내게는 다시 없이 신성한 직업이야.
        오늘은 내가 자네를 좀 가르쳐 줄까? 오래 살아 보니까, 인생의 비극이란 다른 것이 아니더군.
        자기에 알맞은 일을 골라잡지 못한다는 거야. 과거의 많은 직업 중에서 제일 알맞지.
        이를테면 난 쥐로 태어났단 말야. 과거엔 이 쥐가 비둘기나 소나 또는 물고기 행세를 하려고 했거든.
        그러니 일이 될 수 있나. 쥐로 태어났다는 것을 안다는 사실 자체가 위대한 거야.
        최소한 쥐 행세는 할 수 있으니 떳떳하지. 쥐는 원시 시대나 원자 시대나 매 마찬가지로 남의 것을 훔쳐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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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현수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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