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차례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면 매달리고 타올라 불을 뿜는 나무 백일홍 억센 꽃들이 두어 평 좁은 마당을 피로 덮을 때, 장난처럼 나의 절망은 끝났습니다.

'monolog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재형 정녕 음악의 신이십니까  (3) 2011.07.22
사람은 무엇으로 살까  (0) 2011.07.17
[존재의 본질] 이형기, <폭포>  (0) 2011.07.17
광양여행 꼭 가고 싶당~ >_<  (0) 2011.07.16
비정상적인 나의 요즘 생활  (0) 2011.07.11
Posted by 박현수4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