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아는가
나의 등판을
어깨에서 허리까지 길게 내리친
시퍼런 칼자욱을 아는가.

질주하는 전율과
전율 끝에 단말마를 꿈꾸는
벼랑의 직립
그 위에 다시 벼랑은 솟는다.

그대 아는가
석탄기의 종말을 그때 하늘 높이 날으던
한 마리 장주잠자리의 추락을.

나의 자랑은 자멸이다.
무수한 복안들이
 그 무수한 수정체가 한꺼번에
박살나는 맹목의 눈보라
Posted by 박현수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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