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시간을 패닉상태로 있다가 이제야 정신 좀 차리고 써보는 수능후기 수능 후기 조회 : 1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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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매㉠ㅣ★☆10-11-22http://gongsin.com/139485 주소복사

 

 

수능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N수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수능 날의 샤프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샤프를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군입대가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샤프 하나에 추억과

샤프 하나에 사랑과

샤프 하나에 쓸쓸함과

샤프 하나에 동경과

샤프 하나에 시와

샤프 하나에 의대, 의대

 

의대, 나는 샤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현역 때 몰피를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SAT, 센터 시험 이런 이국 시험들의 이름과,

벌써 2학년이 된 친구의 이름과

3수도 한다는 사람들의 이름과,

배인호, 서형일, 안창영, 강성태, 구본석,

이런 공신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의대는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의대,

그리고 당신은 멀리 울산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답안지들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재수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볕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안녕하세요.

저는 10수능과 11수능을 치른 재수생입니다.

중학교까지 지방에서 졸업하고 강남으로 이사와서 일반고를 나왔습니다.

재수종합반은 딱 3주 다니고 나와서 240일동안 순도 100% 독학했습니다.

 

패러디시로 제 마음을 표현하여 수능 후기를 시작해보았습니다.

18일, 수능 시험에서 (가채점을 해보지는 않았으나 느낌으로) 기대한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 하고서 그냥 다 때려치우고 입시에 관련된 것은 보기도 싫었습니다.

그런데 습관적으로 공신닷컴에 들어오게 되었고, 공지사항을 보고 이렇게 후기를 적어보게 됩니다.

저의 입시에 대해서는 실패로 끝났지만, 남에게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제 1년간의 수험 생활은 완전히 허무한 것은 아닐 수 있을까 하고요.

(이제 겨우 5,6줄 썼는데 벌써 숨이 턱턱 막히네요. 다른 회원분들 보면 참 잘들 쓰시던데 저는 왜 이렇게 글을 못 쓸까요? 비루한 작문 실력지만 열심히 쓰는 중이니 제발 제가 전하고자 하는 바가 잘 전달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대로 제 수험생활을 끝내기엔 너무 답답해서, 이렇게 후기를 적어보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서 써볼까 합니다.

첫번째로는 순수하게 '후기'라는 의미에 초점을 맞춰서 2010년 11월 18일 제가 아침에 눈 떠서 밤에 눈 붙일 때까지 일어났던 일들, 감정 변화를 써 나가겠습니다.

두번째로는 수능을 두번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서술해보겠습니다. 

 

서론이 길면 재미없죠.

간단한 자기 소개와 작성 목적, 그리고 작성 방향 정도만 밝히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여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이 줄 밑으로는 편하게 반말이랑 존댓말이랑 섞어서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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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평소처럼 5시 반에 일어났습니다.

컴퓨터를 켜고, 샤워를 했습니다.

올해 9월 평가원 영어 듣기를 틀고, 머리 말리기 옷 입기 등등을 했습니다.

아직까지는 평온한 마음이었고 약간의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창문을 열고 시원한 아침 공기를 마시면 간단하게 맨손 체조를 했습니다.

어머니께서 아침을 준비해주실 동안, 입시와는 관련이 없는 주제로 가볍게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여기까지는 참 잘 한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 드디어 수능 시험장에 도착을 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우리집에서 도보로 20분 거리에 있는 휘문고등학교라는 학교에 배정이 됐답니다.

그런데 약간 오르막길이라 체력 소모가 두려워 버스를 타고 갔죠.(딱 두 정거장;;)

고사실을 들어가서 제 자리를 찾았을때, 저는 정말 올해는 뭔가 되려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자리를 22번 자리, 즉 맨 왼쪽 맨 앞자리 였습니다.

스피커가 지나치게 울린다고 이 자리를 싫어하는 수험생들도 꽤 있긴 합니다만,

병적으로는 아닌데 약간의 폐소공포증 비슷하게 강박증이 있는 저에게는 앞에 아무도 없다는 점이 너무나 매력적이었습니다.

(작년에는 앞에서 3,4번째 쯤 되는 자리였는데 답답해 미치는줄 알았습니다ㅡㅡ;; 특히 수리 볼때는 짜증지수가 100%에 달했죠.)

겉옷을 벗어두고 도시락을 책상 옆에 두는 등 자리를 잡고, 저는 저 나름대로의 마인드 컨트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노트를 책상 위에 꺼내두긴 했는데 정리한 내용을 보고 공부를 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라 이만큼 충분히 노력을 했으니 결과가 잘 나올것이라는 생각을 갖기 위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대학수학능력시험 1교시 시작....!

 

모의고사와 달리 듣기평가로 바로 시작되었습니다.

쓰기 풀다가 중간에 방송 나오는 것보단 훨씬 깔끔했죠.

듣기는 무난하게 풀고.....

심장이 미칠듯이 쿵쾅거렸지만 최대한 차분히 풀려고 노력하며 문제를 읽어나갔습니다.

시간은 모자르지 않게 다 풀고, 마킹까지 끝낸 후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덤벙거리는 성격이라 그런지, 급하게 풀거나 찬찬히 풀거나 실수하는 정도가 비슷해서 무조건 빨리 풀고 검토한다는 생각으로 모의고사때도 연습을 했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풀다 보면 틀리는게 꽤 많이 보이던데 이상하게 수능 당일 날은 쓰기 부분이 처음에 푼 답이랑 두번째 푸는 답이랑 똑같더군요.(틀린게 잘 안 보였다는 얘기입니다.)

그렇게 꼼꼼히 검토해 가는데 끝날때 즈음...

틀린거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손의 절반이 서랍에 들어갔었습니다.

그런데 수정테이프를 꺼내려고 하는 순간...! 그만 종이 쳐버린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소리에 놀라면서 몸을 멈칫하고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그리고 그 짧은 찰나에 엄청 고민을 했습니다.

감독관 성격이 어떨까, 봐줄까 안 봐줄까....

그냥 똥배짱으로 수정을 할까, 아니면 그냥 안전하게 갈까.....

결국 저는 후자를 택했습니다.

괜히 2점을 더 벌려다가 0점이 되기는 싫어서요.

그렇게 틀린걸 발견한 채로 답안지는 수거가 되고......

"등급제라서 등급이 그 사이에 갈리는것도 아니고 겨우 2점이니까 큰 차이는 아니다"라고 수없이 되뇌이며 자기위안을 했지만.....

수능이라는 시험이 얼마나 중요한 시험인지 알기에, 또 그 중요한 만큼 열심히 준비를 해왔기에 아쉬움이 너무나도 컸고, 왜 조금만 더 빨리 알아차리지 못 했나 하며 저 자신에 대한 원망이 커졌습니다.

이때부터 저는 이미 평정심을 잃었습니다.

 

그렇게 찝찝함을 뒤로 한채 화장실을 다녀오고, 초콜렛을 먹고나니 드디어 이과생의 생명인 2교시 수리 시작....!

대부분의 이과생들이 그렇듯, 제 공부시간과 노력의 80% 이상을 투자한 과목이 바로 수학이었습니다.

그만큼 다른 과목들에 비해 안정적이고 나름 효자과목의 노릇을 했던게 수리 영역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랬던 이 수리가.......이 날은 저를 울게 만들었습니다.

1페이지는 원래 위밍업으로 주는 문제니까 넘어가고......

2페이지 5번부터 저는 완전히 말렸습니다. 

어떻게 정말......제대로 풀리는 문제가 한 문제도 없었습니다.

계속 좀 풀다가 넘어가고, 넘어가고, 또 넘어갔습니다......

4,5 문제를 그냥 넘어가다가 결국에는 맨 뒤부터 풀기로 했습니다.

중학교 때 이후로 처음인 것 같아요, 뒤에서부터 푸는거.....

다행히 미적 주관식은 그리 어렵지 않아서 풀고, 그런데 또 29번에서 막히고.....

우찌우찌해서 결국 미적은 다 풀었고 25번부터 다시 넘어가게 됐습니다.

25번.....!

풀고나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여러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아 강성태 공신님 강의 본 사람들 19번으로 찍으면 이거 많이 맞겠네....'

솔직히, 정말 솔직히, 쫌 억울했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공신닷컴 대표님이 미웠습니다.

저는 분명히 풀어서 맞췄는데.....!

마지막 문제인 25번을 앞부분 적당히 풀고 시간 부족해서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냥 19로 찍은 학생들이 많고, 또 그 학생들 때문에 백분위나 표준점수가 떨어진다면......?

하지만 결국에는 제가 잘못한 것이죠.

제 공부가 충분했고, 실력이 완벽했다면 그런 것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고득점을 얻을수 있었겠죠.

다만 옆 사람을 밝고 올라서야 하는 상대평가의 잔인함에 고통을 받았고, 제가 그 것을 견딜만한 그릇의 크기가 되지 못 했기 때문에 강성태 공신님이 미웠나봅니다. 

24번도 마무리는 짓고 깨끗하게 풀긴 했는데 이미 시간은 많이 지나있었습니다.

그동안 모의고사를 볼때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적은 4년동안 단 한번도 없었는데 재수 수능 당일날 처음 느꼈습니다.

시간은 거의 다 되어 가는데 문제는 반도 안 풀려 있으니 정말 눈물이 나려고 했습니다.

그냥 그 순간을 도피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습니다.

그냥 이대로 나갈까,

뛰어 내릴까, (제가 본 제1고사실은 5층이었어요.)

내년을 기약할까,

그럼 일단 아무 대학이라도 가서 반수를 할까,

아님 쌩3수를 할까,

공부 포기하고 다른 진로를 생각해볼까,

일단 군대부터 갔다와서 생각해볼까,

부모님께는 뭐라고 말씀드려야 하나 가출을 할까,

알바하면서 내가 스스로 다시 1년 더 준비해볼까,

공부 안 하면 뭐하면서 살아야 할까 등등.....

이런 고민을 하면서 정말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두 문제는 그냥 찍고 답안지를 제출했습니다.

 

2교시가 끝나고, 저는 쇼크를 받은 채로 약 5분간 멍하니 그냥 앉아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고, 남은 시간으로 (가능하다면) 만회를 하기 위해 점심을 먹고 외국어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4교시 중 절반이 지난 3교시 외국어(영어) 영역 시작....!

외국어는 처음에 풀때부터 각오를 하고 문제를 읽어나갔습니다.

연초부터 외국어 어렵게 낼 거라는 소리는 여기저기서 많이 들렸고 9월 평가원 때 '떡실신'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요.

그래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정말 너무 어렵더군요ㅡㅡ;;

해석해도 뭔소린지 모르겠는........지문의 추상성이 막장을 향해 달려갔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오전에 두 과목 다 망해버리고, 결국 언수외 쫄딱 망했다는 생각,

재수까지 했는데 결국 이렇게 허무하게 망해버리는구나라는 생각이 더 심화되었죠.

어쨌든 그렇게 쓰나미가 쓸고 가듯, 제 두번째 수능의 언수외는 지나갔습니다.

 

이제 마지막이다하는 시원섭섭한 기분으로 또 화장실을 다녀오고 초콜렛을 먹고.

4교시 과학탐구 영역 시작...!

탐구 시간은, 정말 정신없이 문제만 풀었습니다.

언수외에 비해서 탐구는 그렇게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부정적인 생각은 작아지고, 그 순간에 최선을 다 해서 문제를 풀었습니다.

물리1, 화학1, 생물1을 마치고 화학2를 풀 때는 정말 많이 지치더군요.

게다가 난이도도 꽤 높았었습니다.

언수외 때처럼 너무 긴장하고 당황해서 쫄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서는 딱히 말씀 드릴 것이 더이상 없네요.

그렇게 과학 탐구 영역도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렇게 수능 시험이 모두 끝난뒤, 짐을 정리하는데 그 착잡함이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입니다.

그 때의 마음 상태를 서술하기에 인간의 언어는 부족하네요.

집에 가려고 밖에 나왔는데 친구 녀석이 한명 보이더군요.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집도 같은 방향이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갔습니다.

아, 그리고 걸어가면서 어떤 학생이 그 학생 어머니랑 하는 대화를 어깨너머로 들었는데요,

"19번은 생각나서 바로 맞췄고....다른 문제들도 거의 바로.....(어쩌구 저쩌구)"

이런 식으로 말 하는 것이 들리더라구요ㅠ

아마 EBS에서 나온 것을 말 하는 거였나 봅니다.

저는 그런 생각이 전혀 안 났는데 말이죠.

분명 EBS도 열심히 봤는데, 왜 난 생각이 안 났을까?

그런데 EBS 책이 얼마나 많은데 뭐가 나올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도움을 받을수 있었을까?

등등의 생각이 들면서 저는 점점 패닉 상태에 빠졌습니다.

 

그렇게 집에 돌아오고, 어머니는 수고했다며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일단 쉬라고는 하셨는데 내심 가채점 결과가 궁금하신듯 했습니다.

저는 방에 들어가서 문을 잠그고 그냥 있었습니다.

가채점 해보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망했으니까요.

느낌으로 왠만큼 망한것은 충분히 알 수 있으니까요.

작년 담임 선생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그냥 안 받았습니다.

문자 오는것도 답장 하나도 안 했습니다.

밤에는 아빠한테 전화가 왔습니다.(저는 아빠와 떨어져 삽니다.)

역시 안 받았습니다.

저는 이날 어떻게 잠들었는지 기억도 안 나고, 말 그대로 '패닉' 이었습니다. 

그렇게 제 인생의 두번째 수능을 본 2010년 11월 18일은 지나갔습니다.

 

<Ⅱ>

아마 지금 이 시기에는 수시 2차, 최저 등급, 빵꾸 찾기 등등의 많은 고민들이 있겠지만 성적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은 재학생들에게는 "과연 한번 더 도전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거리일거에요.

그리고 이 고민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과연 얼마나 더 오를 것인가"일거에요.

재수 성공 확률이 얼마나 낮은지는 다들 대충은 아시죠....?

'성공'의 기준에 따라, 학원에 따라 통계가 다 다르지만, 제가 보고 들은 통계의 평균에다가 제 의견을 더하면,

절반인 50%정도는 유지(시간적으로는 손해), 30%가 상승, 20%는 오히려 하락을 한다고 보시면 맞을 듯 싶습니다.

그리고 이 글은 제 수능 후기니까 제 경험을 말씀 드릴게요.

작년 제 6월 평가원 시험입니다.

참 못 봤죠?ㅋㅋ

이런 성적에서,

 

이만큼 올려 보았습니다.

백분위나 표점을 봤을때 썩 잘 봤다고는 할수 없어도, 작년 성적에 비해 1년에 이 정도 올렸으면 나름 선방한거라 생각합니다.

 다음은 작년 9월 평가원 점수입니다.

이런 성적에서,

 

이만큼 올려보았습니다.

모의고사로 대학 가는 건 아니지만(←결국엔 이게 가장 중요한거죠. 하지만 아직은 수능 성적표가 안 나왔으니) 이 정도면 해볼만......하지 않을까요?

 

제가 전체적인 재수생의 성공 비율과 제 경험을 보여드렸습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일 뿐입니다.

(요기부터 제가 진짜 해드리고 싶은 말이 나옵니다.)

여러분이 생을 마감하기 5분 전 상황에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삶을 정리하는 마지막 순간에, 해본것이 생각날까요? 못 해본것이 생각날까요?

사람은 어떤 '행위'를 함에 있어서, 그 '행위'를 했을때 후회가 남을수는 있겠지만 미련은 없습니다.

반면에, 그 '행위'를 못 했을 때 아니, 안 했을 때는 후회도 남을 수 있고 미련까지 남게 됩니다.

저 같은 경우, 결국 결과는 기대에 미치질 못 했지만, 미련이 없습니다.

저는 충분히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거든요.

성적의 상하는 있지만, 진심과 노력의 상하는 없습니다.

제가 감히 '공부 자체'에서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실제로도 아니구요.저 공부 별로 열심히 안 했어요.)

저는 저에게 주어진 위치에서, 그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 했습니다.

 

그리고 후회는요,

음.

솔직히 저도 제 마음을 잘 모르겠습니다.

전 감정 소모적인 후회를 별로 안 하는 성격이거든요.

게을러서 반성을 안 하는 것처럼 비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지난 일은 잘 담아두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미련은 없다는것, 난 충분히 해볼만큼 해봤다는것, 이겁니다.

정말 확실한 답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것이구요.

자기가 재수를 해서, 남보다 1년 뒤처지는 것을 감안해도 내 인생에 플러스 요인이 되었다면 하는 것이 정답이고,

자기가 재수를 하는 것을 남들이 부정적인 평가의 잣대로 사용한다면 그 사람들에게는 정답이 아닌 것이 되겠죠.

그러니까 만약 재수를 하시게 된다면 그런 주변의 소리에 연연해하지 말라는 것입니다.(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죠 ㅋ 그런데 이렇게 말씀 드리는 것 밖에 해드릴수 있는게 없네요 ㅠㅠ)

 

올 한 해, 본인이 어떻게 보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만약 내년에 이것보다 더 성실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온 한 해를 보내셨다면, 비록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쳐도 그냥 맞춰서 갈 것을 권장합니다.(재수 정말 힘들거든요ㅠ)

만약 올 한 해 스스로 떳떳하지 못 할 정도로 열정없이 보내셨다면, 꼭 1년 더 해보시길 바랍니다.

(강성태 공신님인가?) 누군가가 말 했죠, 치열하지 않다는 것은 젊음에 죄를 짓는 일이다.....

본인이 공부 외에 다른 길로 꿈이 명확하게 있다면 그 분야에 몰두를 해야겠지만 여기 공신사이트에 들어오시는 분들은 공부로 대학가고, 공부로 먹고 살 학생들이잖아요, 그렇죠?

1년을 한 번 돌아보시고요, 최선을 다 하지 못 해서 아쉬움이 남는다면 한번 더 도전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하는 바입니다.

그래서 성적이 오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요, 만약 크게 오르지 않는다고 해도 그 과정 속에서 분명히 얻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이건 장담합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비록 저는 실패했지만) 격려 차원에서 농담 하나 던져 드리자면,

N수생은 서울대에 가기에 충분한 자질을 갖고 있습니다

N SU의 글자 배열만 바꾸면 SNU가 되거든요^^

이왕 재수를 결심하셨다면, 저 '글자 배열'을 바꾸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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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면서 중간중간에 검토하느라 읽어보는데 제가 의도했던 방향과는 다르게 편집이 되는군요.

초기 목적은 중립적인 입장에 서서, 재수를 고민하는 재학생들에게 결정하는 데 있어서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어째 글이 재수를 독려하는 방향으로 새고 있네요.

아마 제가 재수를 해서 그런가 봅니다.

 

2007년에 공신닷컴에 처음 가입을 하고, 이렇게 진지한 글은 처음으로 써보는 것 같습니다.

최근 몇 년간 글을 써본게 처음인것 같아요.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에 대회나 그런 때나 써봤지 고등학교 올라와서는 글 쓸일이 없어서....

글짓기 연습을 따로 해야하나ㅜ 정말 너무 못 썼네요.

괜히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까봐 두렵기도 하고요.

워낙 작문 실력이 딸리다 보니 이틀에 걸쳐서 썼네요.

수없이 수정도 하고요......

 

오랜 시간에 걸쳐서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져서 읽는데 지루하지 않으실까 걱정도 듭니다.

끝까지 읽은 사람이 없을 것 같기도 하구요.

형식적으로 누구나 하는 얘기가 아니라, 세세한 부분에서 해주고 싶은 말을 모두 쓰려고 하다보니 이렇게 글이 길어진것 같네요.

막상 다시 읽어보니 제가 봐도 쓸모 있는 부분은 별로 없군요ㅠ


그리고 강성태 공신님의 댓글.......


 강성태

2010-11-26 16: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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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신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글이네요. 

그런데 제가 큰 도움이 되드리지 못해서, 
오히려 수능 시험장에서 집중을 빼앗은 것 같아 정말 마음이 아프네요. 
제 생각이 짧았던 것 같기도 하구요. 
죄책감이 들고 후배님이 너무 안쓰럽네요. 
부디 기운을 내주세요. 

Posted by 박현수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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