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대학 다닐 때
기숙사 행사에 강산에 씨가 온 적이 있습니다.
아주 늦은 밤
관객이 별로 남지 않은 마지막 순서에
오셔서 노래를 시작하셨습니다.
한두 곡 부르시고
자리를 뜰 수도 있는 시간이었는데
이분
혼자 필을 받으시더니
정해진 시간을 한 시간 넘게 자정이 넘어서까지
노래를 부르시는데
"아! 정말 제멋에 겨워
노래한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제소리에 제가 넘어간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한 명의 팬이 되었답니다.
화려한 조명도 없는
컴컴하고 초라한 간이 공연장
사람들도 다 돌아가고
쓸쓸한 무대 위에서
오히려
카랑카랑하게 울려 퍼지던
박력넘치던 그 목소리가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잊히지 않습니다.
때로 우리를 알아주는 이가 아무도 없는
광막하고
어두운 길을 걸을 때가 있을 것입니다.
미래는 불안하고
현실은 도와주지 않고
이를 이룬다 해도
별것 없을 것 같은
고통스럽고 무의미한 것 같은
땀을 끝없이 감내해야 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삶의 사막을 조금 지나면서
느낀 것 하나는
아무리
힘이 들어도
그 속에는 아주 작은,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아주 작은 부분이 늘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결과가 황홀하다 하더라도
그까지 걸어갔던
과정 하나하나를 즐길 수 없었다면
우리 인생에서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의 길이 아무리 힘들어도
알아주는 이 한 명 없는 고독한 길이라 할지라도
우리가 우리 멋에 겨워
우리가 우리 소리에 취해
몰입하여 걸을 수 있다면
그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깊은 밤 불이 꺼진
관객도 얼마 없는 초라한 공연장에서
자기 멋에 겨워
자신의 마지막 힘까지 쏟아 부으며 노래를 부르던
한 가수를 떠올려 봅니다.
우리가 가는 길이
화려하지 않아도
멋이 있고 흥이 있는
자신의 길이기를 소원합니다!
오늘도 눈을 크게 뜨고
밤을 새우는 모든 이들에게
화이팅을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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