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인강은 한참 전에 다 받아졌는데......
이제 컴터 꺼도 될텐데....
왠지 수다본능을 억누를 수가 없어서 오늘 하루에 두번째 글을 쓴다.

어제 M2 담임 최정은 선생님께서 방학식을 거행하시면서 두가지의 말씀을 해주셨다.
그 중 하나가 내 가슴을 자극했는데.....
선생님 말씀과 내 경험을 보태어 짦막하게,
글을 한번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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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만 말하면 자기도 모르게 갑자기 코끝이 찡해지는 단어가 있다고 한다,
바로 "어머니"

일단 우리 엄마 자랑 좀 해야겠다.

우리 엄마는 의대에 나오셨다.
실제로 의대가 이과에서 최상위 학과로서 압도적인, 언터쳐블의 위상을 차지하게 된것은
우리나라다 IMF의 외환 위기를 겪고 난 2000년대부터이지만,
우리 부모님 세대에도 의대를 역시 강세였다.
게다가 그 시절만 해도,
'여자가 무슨 공부냐'
하는 식의 사상이 팽배했던 시절이였고,
특히나 외가댁은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해서 아마 더욱더 아이들 교육에 신경을 쓰지 못 하셨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환경 속에서도 우리 엄마는 공부를 열심히 하셔서 원하는 대학에 재수도 하지 않고 한방에 가셨다.

우리 엄마는 맹모삼천지교를 몸소 실천하시는 분이다.
첫번째로, 영어를 위해 미국으로 갔다.
(이 부분이 아래에서 자세히 이야기할, 이 글의 포인트이다.)
두번째로, 사교육 1번지라는 대치동으로 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동생과 나 모두 강남대성에 다녀, 서초동으로 왔다.

우리 엄마는 대장암에 걸리셨었다.
2004년에 큰 수술을 받고, 불과 작년까지만해도 정기 검진을 받으시고,
이제는 완전히 졸업(?)을 하셨다.
그런데 내가 최근에 알았던 사실은,
어머니 스스로 암에 걸리셨다는 사실을 무려 수술 받기 1년 전에 알았다는 것이다.
우리가 2003년 여름에 미국으로 이사를 간 후,
어머니는 스스로 배에 이상한 혹이 있는것을 느끼셨다.
하지만 그 때 우리는 막 새로운 나라에 와서 집도 구하고, 학교도 등록하고
정말 정신없이 보냈던 시기였고,
새로운 환경에 한창 적응해 나가던 때였다.
1년의 계획을 잡고 왔던 터라, 쉽게 정리하고 갈수도 없는 상황이라서 그냥 참으셨다고 한다.

이 말을 들으면서 참 답답했다.
속이 터질듯이 답답했다.
아들, 딸 밖에 모르는 바보......
그까짓 영어가 뭐라고, 미국생활이 뭐라고.....
건강이 제일 먼저지, 자식공부가 뭐라고.....
몇일전에 엄마랑 이런 얘기를 하면서는 지난날을 회상하는 대화로
아무렇지 않게 얘기했지만,
나는 속으로 죄송스러운 마음에 울고 있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눈에 땀이 찬다)



우리는 부모님이랑 참 많이 싸운다.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싸운다.
오히려 아주 어렸을 때는 안 그랬는데,
점점 성장해가면서 철이 들면 안 그래야 되는게 당연한건데도,
참 이상하게 청소년기에 반항도 많이 하고 의견충돌도 많이 생긴다.
수험생활이라는게 사람을 정말 힘들게 만들어서,
거기서 쌓인 스트레스를 가장 '만만한' 부모님들께 푸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가족이라서 그런 것 같다.
우리가 언제나 땡깡(?)을 부려도, 대들어도,
용서를 해주시고 감싸주실 사람들이 바로 부모님들이기에,
그것을 아는 우리들은 그 점을 '악용'하는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그러면서 부모님 가슴에 못질을 한다는것이다.
아무리 가족끼리라도,
해되 되는 말이 있고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는거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는, 부모님께 상처가 될말들만 골라서 한다.

우리가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세상 사람들이 다 우리를 싫어해도,
끝까지 우리 편을 들어주실 분들이 바로 부모님들이다.
우리가 힘들 때, 어떤 일로 인해 고통받을 때,
가장 진심으로 아파해주시는 분들이 바로 부모님들이다.

지금 이 시기에 대부분의 학원, 학교가 방학을 하고,
집에서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평소보다 많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항상 말을 조심히 하고 부모님 입장을 이해하도록 노력하자.

공부는 나 자신을 위해서 하는 거다.
부모님이 공부하라고 하는 것은 우리를 위해서 하라고 하시는거고.....
전국 모든 수험생들 부모님 중에서, 자식이 사회적으로 출세해서 그 덕을 보려는 부모님은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장담한다.
정말, 진심으로,
자식들을 위해서 학업에 관여하시는 거고,
그 과정에서 서로 생각이 맞지 않을 때 마찰이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누구나 다 하는 걸로 떠세부리지도 말자.
나만 힘든게 아니다.

스트레스를 외부에 풀려고 하지 말자.
공부로 쌓인 스트레스는 공부로 풀어야 한다.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도록 하자.
우리가 다른 것 신경쓰지 않고 지금 이렇게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것이 모두 부모님 덕분이다.

그리고.....

정말 최선을 다 하자.
일차적으로는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
Posted by 박현수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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