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영광에 왔을 때 전임자가 설치해 둔 인터넷이 있었다. 6월 1일까지 약정이 되어 있어서 그 때까지는 자유롭게 쓰고 명의이전을 할지 말지를 알려달라고 했다. 1~2년차 때도 인터넷 없이 살아서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인터넷이 끊겼는데 마음이 바뀌었다 ㅋㅋ 처음부터 없는 거랑 있다 없는 거랑 느낌이 많이 달랐다. 게다가 이전 근무지에서는 진료실에 와이파이가 있어서 진료실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고 관사에서는 핫스팟으로 충분했다. 그런데 여기는 진료실에 와이파이가 안 돼서 24시간 핫스팟으로 쓰기에는 부족했다.
그래서 인터넷을 개통하려고 알아보는데 LGU+ 상담 직원분께서 이 카드를 추천해 주셨다.
이 카드 서비스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 중 Life 서비스를 선택하면 통신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용금액이 한 달에 30만원 이상이면 11,000원 할인해주고 원큐페이에서 앱카드 등록하면 추가로 11,000원을 할인해준다.
가장 느린 속도에다가 모바일 결합하니까 월 10,630원이 되었다.
내년 소집해제 후 거취가 정해지지 않아 약정 이후에는 어떻게 되냐 문의하니 모바일 요금 쪽으로 전환 가능하다고 하셨다. 아래 서비스는 모두 가능하다.
그래서 이걸로 결정하고 인터넷 개통을 신청하고 카드 발급을 받았고 그제 광게이블 설치 했다. 이제 또 기기 설치와 개통을 해야 한다...
저번주 수요일에는 에어컨 청소를 하고 틀어봤는데 찬바람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수리 요청을 하고 기다렸는데 그제까지 아무 소식이 없어서 내가 직접 시설 담당에게 연락했더니 개인적으로 수리 기사를 부르고 비용 청구를 하라고 한다. 기사를 불렀더니 모터가 고장 났는데 현재는 부품이 없다고 주문하고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나는 원래 드라마를 잘 안 본다. 한번에 쭉 볼 수 있는 끽 해야 2시간인 영화는 좋아하는데 드라마는 작품 전체에서 보면 별 것 아닌 자잘한 기승전결이 너무 많고 한 회차의 마지막에는 다음 회차를 궁금하게 해놓고 길게 기다리게 하는 것이 싫었다.
그런데 낭만닥터 김사부는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서 호평하셔서 보게 되었고 내가 관심 있는 소재, 매력적인 캐릭터, 긴장감 있는 연출 등으로 지루할 틈 없이 봤다.
그게 벌써 7년이 지났다. 시즌1 때는 꿈이 많은 본과 1학년이었고, 시즌2 때는 실기 떨어지고 자신감이 바닥 친 재수생, 시즌3 때는 주류 의사사회에서 한발짝 떨어진 채 2년 여를 보내다 소집해제를 앞두고 진로 고민이 많은 공보의 3년차였다.
낭만닥터 김사부를 볼 때면 항상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꼭 든다.
그 다음 꼬리를 무는 생각은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다.
소위 바이탈 써저리라고 불리는 NS, CS, GS는 그 난이도와 업무 강도가 극악이라 어지간한 의사들도 기피한다. 그런데 나이 많고 지사의 출신에 실기도 떨어졌었던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하고 싶은 건 반드시 하는 도전정신을 세상에서는 정답처럼 말하고 고평가한다. 하지만 열정만으로 안 되는 영역도 있는 것 같다. 내가 느끼기엔 의학, 의료가 그렇다.
내년이면 높은 확률로 나도 인턴을 하게 될 것 같은데 평소에는 별 생각 없이 살다가도 인턴 하고 있는 지인들과 가끔 연락이 닿고 인턴 하고 있는 소감(?)을 들으면 겁이 난다. 의사 면허 취득까지, 혹은 공보의 복무까지 큰 어려움 없이 마친 사람들도 인턴은 힘들어하고 자괴감을 느낀다. 심지어는 중도포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게 있다.
그제 이것을 기념하기 위한 개국파티가 있었다. 컨셉은 '노미호다이(飲み放題)'. 노미호다이는 일본의 음주 문화인데 고정 요금으로 정해진 시간 내에 정해진 음료를 무제한 마실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어미 '-호다이'가 '마음껏 해'라는 뜻. 타베호다이라는 메뉴도 있는데 이건 음식을 무한정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메뉴이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무한리필. 10여 명이 다양한 술을 갖고 와서 참 다양하게 마셨는데 처음 보는 사람들도 많아 긴장 되고 대화에 집중하느라 맛은 잘 기억이 안 난다 ㅎㅎ
의사는 의대/의전을 졸업하고 국시에 합격했다고 끝인 것이 아니라 평생 공부해야 할 의무가 법으로 정해져 있다.
이를 보수교육이라 하는데 1년에 8시간 이상 이수해야 한다. 그리고 3년치 24시간 중 반드시 필수평점 2점이 포함되어야 한다.(전공의, 대학원생, 신규 면허취득자는 면제) 이 평점들을 모아서 다음 해에 신고해야 한다. 이 신고는 최초로 면허를 받은 후부터 3년마다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그래서 나 같은 경우에는 2020년에 면허를 취득했으므로 올해 신고해야 한다.
2020년에는 면제이므로 2021~2022년 동안 필수 2점을 포함해서 16점을 이수했어야 한다.
나라에서는 이런 의무를 지킬 수 있게 공부하라고 공가를 준다.
그리고 대공협에서 참 고맙게도 1년에 두 번씩, 각 2일 이내 양질의 학회를 개최해주신다.
예전에 칠곡리를 지나가다 눈길을 끄는 데크산책로를 발견하여 나중에 와봐야지 했던 곳을 와 봤다.
이 산책로는 이름이 없다.
주소를 억지로 찍어 보면 '영광군 홍농읍 칠곡리 739-5'라고 나온다.
들어가 보니 이렇게나 잘 만들어진 산책로였다! 이렇게나 잘 만든 산책로에 이름도 안 붙인 이유를 모르겠다. 당연히 검색에 나오지 않아 나처럼 지나가다 우연히 보고 갈 수 밖에 없다. 중간 중간에 앉아 쉴 수 있는 벤치도 많았다. 목맥마을 사람이라면 매일 이런 곳에서 산책할 수 있을텐데 하고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ㅎㅎ
오는 길에 차 세울 만한 곳이 있어서 세우고 또 한참을 사진 찍었다. 위 사진은 영광대교.
오는 길에 표지판 보고 또 삼천포로 빠졌다 ㅋㅋ 영광군은 매력 포인트가 참 많은 동네다. 이런 시골에 쌩뚱맞게 박물관이라니.
운영을 하긴 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고요하다. 불도 꺼져 있어서 진짜 운영하는지 안 하는지 몰라서 소심하게 문 열고 들어가니 직원 한 분이 나오신다. 현재는 카메라의 역사에 대한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친절하게 잘 설명해주시다가 딱 적절한 타이밍에 빠져주시면서 편하게 관람하게 해주셨다. 시골의 이름 없는 박물관 치고는 굉장히 재밌다.
복지 포인트 받는 용도로 영광사랑 공무원ID카드를 발급 받으러 갔을 때 직원이 소개한 카드. 말로 설명 들었을 때 온라인 간편결제 1.2%, 만약 NH페이로 한다면 무려 1.7%!나 할인해준다 그래서 되게 좋은 상품인 것만 같아 가입했다. (NH페이를 본 적은 없었지만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니 내가 모르니까 눈에 안 띄었겠지'하고 안일하게 생각했다ㅠㅠ) 그런데 5월 25일 가입 후 약 20일 동안 온라인 결제를 할 일이 많았는데 NH페이 지원되는 곳은 딱 한 군데 밖에 없었다. 결국 오늘 해지 신청을 했다.
연회비 12,000원은 전혀 환불 안 되고 바로 출금되었다. 그냥 쌩돈 날렸다.
역시 카드나 보험, 핸드폰 등은 절대 영업사원의 감언이설에 넘어가면 안 된다. 아무리 좋아보여도 일단 거절하고 나중에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사실 저렇게 팔아먹는 상품 치고 좋은 건 하나도 없어서 따져볼 것도 없다. 좋은 건 열심히 팔지 않아도 소비자들이 알아서 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