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예능 대세 정재형, 그를 오로지 '음악'으로 되돌아보다
삐침, 고자질, 이상한 웃음소리, 근거 없는 자신감, 부끄러움, 세련된 스타일 뒤에 보여지는 엉뚱함.
정재형이 예능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많은 시청자들은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예능 세계에 당혹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서서히 그의 이상한 매력에 중독되어가기 시작했다. 그의 말 한마디, 패션, 사진, 음악 하나하나 주목하기 시작했고 걸그룹 멤버도 아닌 그를 위해 움짤과 플레이어, 바탕화면, 아이콘까지 등장시키고 말았고 그에게 정봉원, 음악요정, 가래요정, 정봉원, 3초에릭 등 다양한 닉네임을 선사했다.
그러나 모든 별명을 종결시킨 닉네임은 바로 '음악의 신'. 그가 유희열과 김동률을 '디스'하면서까지 얻은 별명이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그가 음악의 신인지 적절한 증거를 대지못하고 있기에 네이버뮤직에서 새로운 예능 대세 정재형을 오직 음악으로만 되돌아보며 입증해보기로 했다.
"보고있나? 정재형!"
구성 : 네이버뮤직
※ 스페셜 2부 예고 : '음악의 신 정재형' 성격 분석 편
History 속성으로 알아보는 정재형의 음악 연대기
정재형의 시작은 그가 나부랭이와 조무래기라고 일컫은 유희열과 김동률과는 다른 태생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유희열과 김동률은 '힘겹게' 가요제 수상을 통하여 데뷔한 일반인들이라면 정재형은 대학교에서 클래식 작곡을 전공하던 중 그의 음악적 재능을 알아차린 기획사를 통해 선택을 받아 데뷔하여 가요톱텐 1위와 함께 음악 생활을 시작한 '특별한 몸'이었다.
당시 영화음악을 하고 싶던 정재형은 가수로 데뷔하고 싶어하던 쌍둥이 자매 친구들을 위해서 곡을 써주게 되었다가 결국 함께 팀을 이루게 되었고 이 팀이 바로 베이시스가 되었다. 1995년, 그가 속한 '베이시스'는 TV에 출연하자마자 단숨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컬러풀한 머리 염색을 하고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쌍둥이 자매와, 귀걸이를 하고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하던 정재형은 그들이 순수 클래식 전공자들이라는 사실과 함께 화제가 되었다. 당시 그는 '내가 날 버린 이유', '좋은 사람있으면 소개시켜줘', '세상의 모든 이유' 등으로 가요톱텐 1위를 종종 차지하며 엄청난 음반판매고를 기록하기 시작했지만 베이시스 2집의 활동이 끝나면서 기획사의 문제로 베이시스는 해체를 맞이한다.
본인의 이름으로 솔로 데뷔 앨범을 내놓은 정재형은 베이시스와 솔로앨범까지 몇 장의 앨범을 내놓으면서 뚜렷한 목표 없이 반복되고 있는 음악 활동에 회의를 느끼며 음악인으로서 새로운 지향점을 찾기 위해 돌연 빠리 유학길을 떠나게 된다. 그는 파리에서 본격적으로 영화음악과 작곡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프랑스 유학 중에 종종 한국에 들어와 솔로 2집과 이병헌, 이미연 주연의 영화 [중독] OST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이어갔으며 2004년에는 그의 절친이자 한국의 마돈나 엄정화의 앨범 Self Control의 'Self' 사이드의 프로듀서를 맡아 엄정화와 당시 국내 일렉트로닉 뮤지션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모험을 시도하기도 했다.
2005년 파리 고등 사법 음악학교(ecole normal de musique de paris)에서 영화음악과 클래식 작곡 전문가 과정의 고등 디플롬 과정에 있던 정재형은 국내에서 많은 일정을 보내던 중 서울음반(현 로엔)과 전속계약을 맺고 엄정화 주연의 [오로라 공주], 다니엘 헤니와 엄정화 주연의 [미스터 로빈 꼬시기] 등의 영화음악 감독을 맡으며 본격적인 영화음악 작업을 비롯한 다양한 음악 활동을 전개해나가게 되고. 'Running'이 수록된 3번째 솔로 앨범 [For Jacqueline]도 발표하게 된다.
2009년 유희열의 권유로 입단(?)하게 된 안테나 뮤직은 그에게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하게끔 만들었다. 안테나 뮤직에서 그는 지금까지 발표한 앨범과 달리 파격적으로 오직 피아노 한대로만 연주한 과감한 연주 앨범 [Le Petit Piano]를 발매한다. 그러나, 그의 첫 번째 무대는 '안테나뮤직배 보컬경연대회 대실망쇼'였다. 3일 동안 3회에 걸친 이 대실망쇼의 첫날 보컬대회에서 피아노 연주곡을 연주하며 앨범 홍보를 하면서 비난 받은 그는 마지막 3회에서 모자속에 장미꽃을 꽂고 나오는 회심의 자학적 개그를 선보이며 일대 대반전으로 안테나뮤직 보컬왕으로 등극하게 되었고 시상식에서 티아라를 쓰고 무대를 활보하는 영광(?)을 누렸다.
대실망쇼의 보컬왕은 지금까지 파리유학파 뮤지션으로 엘레강스하게 살아왔던 과거를 뒤로 접고 본격적인 예능 요정으로의 미래를 예언하는 섬찟한 사건이었다. 영화음악을 맡았던 [우리집에 왜 왔니] 감독이 연출을 맡은 아이유의 '좋은 날'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고, '유희열의 스케치북' 크리스마스 특집에 천사날개를 달고 나타나 장윤주와 이마 키스를 하는가 하면, '놀러와'에 나타나 삐짐 예능을 선보이면서 개그맨 이봉원과 닮은 외모로 '정봉원'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어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 월요일 코너인 라비엔로즈에서 이상한 성격의 DJ를 맡으면서, 그리고 무한도전에서 정형돈을 만나 파리돼지앵을 결성하기까지.. 그동안 꼭꼭 숨겨왔던 정재형의 무한 매력에 대한민국은 점차 중독되어갔다. 그리고 이제 그는 시청률을 움직이는 '예능 요정'으로 탄생했다.
증거하다정재형은 정녕 음악의 신인가? 그의 음악적 스펙트럼 집중 분석
정재형의 신드롬은 때론 섬찟하다. 그가 김동률과 유희열을 '조무래기'와 '나부랭이'라며 디스하며 스스로 '음악의 신'이라 자칭하니 모두들 그를 '음악의 신'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겨우 무한도전에서 나와 피아노를 치며 맛보기로 들려준 노래와 순정마초 뿐인데 사람들은 한 치의 의심도 갖지 않고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다.
여기에 의문을 가져본 적은 없는가? 왜 정재형은 음악의 신인가?
회개우리는 왜 지금까지 정재형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걸까?
3장의 솔로 앨범, 여러 OST앨범 등을 통해 꾸준히 음악활동을 해온 정재형이지만 지금 유명세와는 달리 음악적 실력에 비하여 동료 뮤지션들에 비해 대중적으로 덜 알려진 것이 사실이다. 처음 베이시스 시절부터 클래식 음악과 가요의 접목을 시도했고, 이후에도 일렉트로닉이나 노이즈 사운드 도입 등을 시도한 그의 고집스러운 음악세계는, 단순히 '대중가요'라는 기준으로 바라본다면 충분히 난해한 요소가 많고, 달콤하고 쉬운 장조의 노래보다는 처연하고 슬픈 단조 노래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꺾이지 않은 그의 음악적 고집으로 한국 가요와 영화음악은 한층 두터워지고 한층 세련되질 수 있었다. 마치 무한도전에서 과감하게 정통 탱고를 시도한 '순정마초' 처럼 말이다.
축복 1그의 음악적 뿌리 '클래식', 현대음악 작곡가 정재형
정재형의 음악적 뿌리는 유재하와 김형석이 졸업한 한양대학교 작곡과 출신 답게 클래식에서 시작된다.
유독 정재형의 화성과 멜로디의 전개가 다른 이유도 어쩌면 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대중음악 뮤지션으로 활동하는 그는 정통 현대음악 작곡가로 데뷔하기도 했다. 바로 김수빈, 김상진, 송영훈, 김정원으로 이뤄진 MIK 앙상블에게 작품을 위촉받아 작곡한 현대음악 '에트나 L'etna'가 이들의 2005년 앨범에 실리게 되었고 서울 용극장 개관 콘서트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을 여행중에 오른 에트나 화산에 영감을 받아 작곡한 이 곡은 피아노 쿼르텟의 구성에서 뿜어져 나오는 음향적인 실험과 드라마틱한 전위적인 전개가 돋보인다.
축복 2피아노와 보컬, 그 치명적 중독성의 발라드
그랜드 피아노 앞에서 건반을 부서질 듯 누르면서 목놓아 부르는 모습이야 말로 원래 정재형을 대표하는 이미지였다. 물론 지금은 '홍홍홍홍' 웃음으로 지워진 이미지이지만 오랫동안 많은 여자팬들을 유지했던 중요한 매력포인트이기도 했다. 특히 솔로 1집과 2집에서 보여준 그의 발라드에는 약간의 서정미나 달콤함은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오직 순도 100%의 극한 슬픔만을 담고 있다.
축복 3때로는 재즈 혹은 탱고
자주 시도하는 분야는 아니지만 정재형은 [미스터로빈 꼬시기] OST를 통해서 한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재즈음악을 선보인 바 있다.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와 재즈 트럼페터 이주한 등이 참여한 이 앨범에는 스윙재즈 곡인 'Kissing Me!'와 이국적인 리듬의 'Samba Party', 로맨틱 재즈발라드인 '내 쓸쓸한 일요일' 을 만나 볼 수 있다. 그리고 2010년 말에 개봉한 로맨틱 코메디 '쩨쩨한 로맨스'에서도 경쾌한 재즈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영화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OST에 수록된 'L' Hotel'에서는 '순정마초'와 같은 격정적인 탱고 음악을 들려준바 있다.
축복 4대한민국 영화음악을 더욱 깊고 넓게 만들다
대학 시절 정재형의 꿈은 가수가 아닌 영화 음악가였다.
우연히 시작한 [마리아와 여인숙]으로 첫 영화음악을 시작한 그는 이병헌, 이미연 주연의 [중독]에서 영화음악 감독의 역량을 발휘했다. 이후 발표한 엄정화 주연의 영화 [오로라 공주] OST에서는 기존에 한국에서 접할 수 없었던 뭉개진 노이즈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형식의 음악으로 화제가 되었고 이 앨범은 '네이버뮤직 명예의 전당 영화음악편'에도 소개되고 있다.
이후 정재형은 많은 영화 음악감독 제안을 받게 되고 [미스터 로빈 꼬시기],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우리집에 왜 왔니?], [쩨쩨한 로맨스] 등을 통해서 각 영화마다 일렉트로닉, 재즈, 글리치 등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이 중 [우리집에 왜 왔니?]는 '프롬나드'라는 앨범명으로 발표되었으며,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는 많은 영화음악 팬들 사이에서 숨은 명반으로 평가받고 있다.
축복 5마치 카멜레온처럼... 일렉트로닉 뮤지션으로의 변신
오케스트라나 피아노만이 어울릴 것 같은 정재형은 프랑스 유학을 통해서 많은 음악을 접하고 아오키 타카마사 (AOKI takamasa) 등과 같은 일렉트로니카 뮤지션들과 어울리면서 일렉트로닉 음악에 빠져들었다. 그가 유학 중에 프로듀서로 참여한 엄정화의 앨범 [Self Control]에서는 프랙탈, 달파란, 윤상, 롤러코스터 등 당시 언더, 오버의 모든 일렉트로닉 뮤지션들을 끌어들여와 기존의 댄스가수 엄정화가 아닌 정통 일렉트로닉 음악으로 그녀를 환골탈태시켜 화제가 되었다. [오로라 공주]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일렉트로닉 음악은 [오로라 공주] OST에서는 음침하게, 때로는 [프롬나드] 앨범 같이 서정적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For Jacqueline] 처럼 극적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노이즈를 사용하는 글리치 음악을 시도를 하고 있기에, 때로는 이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람들에게 음원 리핑이 잘못된거 아니냐라는 안타까운 오해를 만들기도 했다.
축복 6그리고 다시 피아노 앞에 앉은 정재형
데뷔부터 지금까지 오케스트라부터 전자음악까지 다양한 음악시도를 해왔던 정재형은 지난해 다시 조용히 피아노 돌아와 건반이 내는 피아노소리와 삐그덕거리는 페달소리와 부유히 떠도는 공기만이 담긴 피아노 앨범 [Le Petit Piano]를 내놓았다. 이렇게 오랜 음악활동을 한 정재형은 이 앨범을 기점으로 초심의 마음으로 가다듬고 또 새로운 음악을 다시 하나둘씩 풀어갈 예정이다.
역시 정재형이 가장 매력이 있는 풍경은 바로 피아노 앞에 앉았을 때 이다.
축복 7명가수, 명배우와 함께한 그의 노래들
처음 정재형에게 곡을 의뢰한 가수는 고 서지원이었고, 그에게 준 노래가 바로 '내 눈물 모아'라는 사실은 유명하다.
그러면 다른 가수들이 부른 정재형의 노래는 어떤 곡이 있을까? 이소라는 정재형의 노래를 두번 부르게 된다. 이소라의 슬픈 목소리는 정재형의 멜로디에 잘 어울린다. 그리고 장윤주와 듀엣곡인 '지붕위의 고양이'는 이후 이효리와의 듀엣곡으로 재탄생되기도 한다.
Bonus정재형이 파리에서 네이버뮤직으로 보내온 음악작업 재연 사진
최근 무한도전을 통해 알게 된 음악의 신 정재형....!
무한도전 디너쇼에 나오기 전까진 정재형이란 사람을 전혀 몰랐다;;
그리고 디너쇼 때도 그냥 뜨뜨미지근했다,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지....
이런 생각.
'달빛' 연주할 때도,
음악한다는 사람이니까 저 정도는 치겠지
라고 생각했었고 ㅋ
그런데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를 본격적으로 방송하면서 정재형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총 4회 방송분 모두 정재형 나오는 부분은 수차례 반복해서 봤다.
특히, 'Running'연주하며 노래할 때와 '순정마초' 리허설 하는 부분은 30번은 본 듯 하다 ㅎ.ㅎ
그런 정재형의 음악을 네이버 뮤직에서 잘 정리해줘서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