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한 학생으로부터 상담을 받았다.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알려 달라고.....
그래서 이렇게 슬럼프에 대한 단상들을 정리해 본다.
1. 그게 뭔가요? 먹는 건가요?
제목에서 암시하듯이,
나는 슬럼프라는 개념에 대해서 아직까지 아리송하다.
내 인생을 돌이켜 보면 슬럼프라고 할만한 시기가 언제였는지.....
사춘기 때인가??
그 때는 정신적으로 성숙하는 시기이지 슬럼프와는 거리가 먼 것 같다.
공부가 잘 안 될 때인가??
공부란 잘 될 때도 있고 잘 안 될 때도 있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심각한 집중력 문제로 공부가 안 될 때가 잘 될 때보다 훨씬 많았다.
그렇다면 내 인생은 절반 이상이 슬럼프인 것인가?
방황하는 시기인가??
방황이라면 나는 오히려 수능 끝나고 많이 했다.
결국 수험생활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 셈이다.
그렇다.
슬럼프라는 말 자체가 기준이 없고 애매한 말이다.
그렇다면 명시적 의미는 무엇일까?
사전을 찾아보자.
슬럼프
(slump)【명사】
1. 『경』 경기(景氣)가 침체되어 있는 현상.
¶ 부동산 경기가 ∼에 빠지다.
2. 운동선수가 부진 상태에 빠지는 일.
¶ 쉽게 ∼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출처: 한글과컴퓨터 사전 2007)
역시나 애매하다.
결국엔 슬럼프라는 말이 슬럼프를 만든다!
우리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수기를 접하면서,
혹은 수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지인들의 경험담을 통해서,
'슬럼프에 빠졌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그래서 내가 조금만 힘들면 아 내가 슬럼프에 빠진거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건 그냥 공부가 하기 싫을 뿐이다.
본인이 힘든 상황을 좀 티를 내면서 자기합리화의 근거로 삼을 뿐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슬럼프의 개념이다.
2. 슬럼프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다!
1번에서 언급했듯 나는 슬럼프라는 단어 자체를 싫어하지만,
그래도 많은 후배님들께서 질문하고 상담 요청을 하니,
보통 사람들이 쓰는 용어로써의 '슬럼프'에 대해 말해보겠다.
슬럼프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다.
인간의 통제 능력 밖에 있는 것이다.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거라면,
왜 극복하지 않는가?
방법을 몰라서?
흔히 우리가 말하는 '부진', '침체'를 이겨낼 수 있는 거라면 정말 대단한거 아닌가?
책을 쓰든, 강연을 하든, 그 방법을 아는 누군가가 상업적 수단으로 이용해서
이미 유명해지지 않았을까?
결론은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3. 그냥 지나갈 뿐.....
2번까지 해서
'슬럼프 극복은 불가능해!'
라는 주제로 그냥 글을 끝낼거면 시작하지도 않았다.
어쨌든 많은 사람들은 본인 나름대로 생각하는 슬럼프라는 것으로 인해 힘들어한다.
그럼 이럴 때 해결책은 무엇인가?
내가 도출한 해결책은,
그저 지나가길 바라는 것이다.
절대 포기하지 말아라.
많은 사람들은 중간에 시련을 맞닥뜨리면 포기하고 만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들이 적은 것이다.
이에 관해서는 이미 칼럼을 쓴 적이 있다.
('탄력 받아서 써보는 4번째 칼럼' 참고)
2번에서 슬럼프는 극복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슬럼프는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것이다.
어차피 겪어야 할 통과의례라면 그저 참고 빨리 지나가길 빌어라.
그게 최선이다.
4. 단순 학업 하기
그럼 그냥 지나가길 바란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행동하지 않는 것은 포기한것과 다름이 없다.
그래서 이번에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하는지에 대해 말해보겠다.
자, 공부가 안 된다.
이유없이 지치고 힘든다.
머리도 잘 안 돌아가고 마냥 집에 가서 쉬고 싶을 뿐이다.
이럴 때는 그냥 공부하도록 한다.
올해 EBS 연계율 높아진다더라.
선생님들도 꼭 풀어보라고 하시더라.
그러면 그냥 EBS 교재 풀어라.
어차피 언젠가 풀어야 할 것 아닌가?
선생님께서 수학 문제를 왕창 숙제 내주셨다.
그거 어차피 풀어되는 거다.
그러면 그냥 엠피 꽂고 풀어라.
공부할 때 음악 듣지 말라지만, 어차피 지금 공부 안 되지 않는가?
생각하면서 하는 능동적인 공부가 절대공부법이지만,
양치기 공부라도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야 백배 천배 훠~~얼~~씬 낫다.
5.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기- 계획세분법
4번에서는 구체적 사례를 들었다.
이번에는 좀더 이론화시켜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저런 단순 학업을 해야 할지 정립해보자.
우리는 슬럼프에 빠져있다.
그리고 이 슬럼프가 빨리 끝나기를 바라지만 언제 끝날지는 모른다.
수능은 아직 한참 남았고, 저기까지 언제가나 막연하기만 하다.
이럴때는 멀리 보지 말아라.
멀리 보는 새가 높이 난다는 말과 모순되는 것이 아니냐고 반박할 것 같은데,
그건 관점의 적용 상황이 다른 것이다.
이렇게 공부가 안 되고, 하루하루가 힘들 때는 가까이만 보는 것이 좋다.
반면 목표를 잡을 때는 멀리 보는 새가 높이 난다는 것이다.
개념을 명확해 구분해주기 위해서 이야기가 잠깐 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고, 그 하루하루를 버틴 것에 대해 만족하라.
사실 성공적인 수험생활이라는 것이 특별한게 아니다.
성실하게 보낸 나날들이 하루이틀 쌓이다 보면
그게 50일이 되고, 100일이 되고 수험생활이 되는 것이다.
거창한 계획 따윈 개나 줘버려라.
11월 10일, 생각하지 말아라.
이번주, 바로 오늘, 지금 이 시간만을 생각하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하라.
바로 다음달에 있을 월례고사를 목표로 공부해라.
이런 식으로 작은 목표를 하나씩 하나씩 이뤄나가다 보면,
당신은 이미 수능이라는 관문을 통과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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