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할 때 좋은 습관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죠.
그런데 습관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선생님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선생님은 다만 열정과 의지로만 공부를 하라고 하고,
만약 습관을 제대로 못 지키고 포기하면 넌 의지력 박약이라고 혼내칩니다.
전 이번 칼럼에서 '습관실험'이라는 개념에 대해 설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어 문장 외우기
전 대학원생입니다.
그런데 저희 과가 수업도 영어고.....토론도 영어고....글 쓸 때도 모두 영어로 해야 해서...
저 역시 영어 공부의 필요성을 크게 느낍니다.
영어 공부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영어 문장을 외우는 것입니다.
영어문장을 암기하는 것이 다들 중요하다는 것은 아실 것입니다.^^;
한국말과 영어는 완전 다르기에 영어논리틀은 한국식으로 공부해선 안됩니다.
그런 영어 논리틀을 그대로 받아들일 때... 암기 만큼 좋은 방법이 없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박상준 선생님도 수업시간에 많이 강조하시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최근에 영어문장을 암기하기 시작했는데요.
TED.com 에 있는 다니엘 핑크의 발표를 외우기로 했습니다.
20분 정도의 분량입니다.
제가 2008년에 미국에 갔을 때는 스티브 잡스의 스탠포드 연설문을 외웠었는데, 약 1달 정도 걸렸습니다. 그건 15분 정도의 분량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대충 계산해도, 20분 정도의 영상 전체를 외우려면 한달이 넘게 걸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추가적으로 전제되는 조건은 흐름이 끊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영어 문장은 외웠다가도 며칠 안 외우면 외웠던 것마저 까먹기 때문입니다.
즉,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습관 실험?
전 제가 얼마나 습관을 잘 못만드는 지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에 영어 문장을 외울 때 그냥 의지력으로 매일 해야겠다!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외우는 대신, 매번 외울 때마다 제가 어떤 식으로 행동했는지를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항상 경험은 왜곡되서 기억으로 남게 되잖아요? ^^;
예를 들어서 힘들었던 경험이 후에 아름다웠던 것처럼 미화되거나,
아무렇지도 않은 경험이 엄청났던 경험처럼 바꾼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인간의 특징입니다. 팩트보다는 극적인 스토리를 좋아하기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그래서 제 자신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록'이라 생각하고,
전 그 때 그 때 매번 행동과 깨달음을 적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왜 기록을 할까요?
다양한 상황에 자신을 노출시킨 다음에, 어떤 상황이 자신에게 잘 맞는지 자신을 관찰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잘 아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잘 모릅니다.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하지만 기록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되면, 자신이 어떤 지 알게 됩니다.
그러면 보다 습관 만들기가 쉬워지죠.
반대로 자신에 대해 이해를 전혀 못하고 무작정 책에 씌어진 대로 의지력과 열정 하나만으로 습관을 만들려고 한다면 그것은 거의 100% 실패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은 제가 존경하는 한 형님께서 '습관실험'이라고 명명하시고 저에게 전수해 주셨습니다. 습관실험이란 자신에게 어떤 습관이 맞는지 실험하며 알아간다는 뜻입니다.
행동하는 자신을 '관찰'하는 것이 키포인트랍니다.
습관실험일지
제가 영어 문장을 외웠던 기록을 옮겨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영어문장을 매일 외우면 좋겠지만, 전 쉽지 않더라구요..^^; 그냥 억지로 매일하기보다는, 생각 날 때마다 하면서 즐기기로 했습니다.
1. 6월 21일
오전 11시부터 11시 30분까지 공부.
3분 정도까지 외우다.
<알아낸 노하우>
처음부터 부담가지고 외우려고 하면 머리가 아프다. (결국은 외워지지만)
아무 생각없이 3번 정도 읽은 후
패턴이 인지되면 하나하나 정확히 외우는 편이 부담감이 덜하다.
연사의 말 속도가 꽤나 빨라서 그대로 따라읽으면 입이 아프다. 미리 읽어서 말을 익숙하게 해야 한다.
<나의 행동패턴>
컴퓨터가 앞에 있으니 인터넷 사이트를 들어가는 등 딴짓을 조금 하다.
<외운 분량>
(*앞부분은 제가 6개월 즘 전에 외워놓은 부분이 조금 있어서 빨리 외울 수 있었습니다. )
I need to make a confession at the outset here. A little over 20 years ago I did something that I regret, something that I'm not particularly proud of, something that, in many ways, I wish no one would ever know, but here I feel kind of obliged to reveal. (Laughter) In the late 1980s, in a moment of youthful indiscretion, I went to law school. (Laughter)
America law is a professional degree. You get your university degree. Then you go on to law school. And when I got to law school, I didn't do very well. To put it mildly, I didn't do very well. I, in fact, graduated in the part of my law school class that made the top 90 percent possible. Thank you. I never practiced law a day in my life. I pretty much wasn't allowed to.
But today, against my better judgement, against the advice of my own wife, I want to try to dust off some of those legal skills, what's left of those legal skills. I don't want to tell you a story. I want to make a case. I want to make a hard-headed, evidence-based, dare I say lawyerly case, for rethinking how we run our businesses.
<시간>
오전 2시부터 2시 20분까지 외움.
<알아낸 노하우>
영어 문장은 대충 틀만 잡고 외우려고 하면 잘 안외워진다.
세부적인 묘사를 명확히 이해해야 외우기가 쉽다.
<나의 행동패턴>
이번에는 연구실에서 혼자 하니 자꾸 음악을 듣게 된다.
특히 네이트온을 틀고 있으니 사람들이 자꾸 말을 건다.
인터넷 사이트를 들락날락 거리기도 했다.
진도에 집착하지 않으려고 했다.
<계획>
다음부터는 인터넷이 안되는 곳에서 폐쇄적인 공간에 가서 해보도록 하자.
<외운 분량>
So, ladies and gentlemen of the jury, take a look at this. This is called the candle problem. Some of you might have seen this before. It's created in 1945 by a psychologist named Karl Duncker. Karl Duncker created this experiment that is used in a whole variety of experiments in behavioral science. And here's how it works. Suppose I'm the experimenter. I bring you into a room. I give you a candle, some thumbtacks and some matches. And I say to you, "Your job is to attach the candle to the wall so the wax doesn't drip onto the table." Now what would you do?
Now many people begin trying to thumbtack the candle to the wall. Doesn't work. Somebody, some people, and I saw somebody kind of make the motion over here. Some people have a great idea where they light the match, melt the side of the candle, try to adhere it to the wall. It's an awesome idea. Doesn't work. And eventually, after five or 10 minutes, Most people figure out the solution, Which you can see here. The key to to overcome what's called functional fixedness. You look at that box and you see it only as a receptacle for the tacks. But it can also have this other function, as a platform for the candle. The candle problem.
3. 6월 26일
어제와 그제는 하기 싫어서 안하고 있었다.
자크 프레스코의 영상을 보고 삘을 받아 시작했다.
편하게 따라읽기만 하자고 생각했다.
그러나 기숙사 방에서 하면 되지 않으니
아이팟에 테드 영상을 담고 나가면서 계속 듣기로 했다.
원래는 나가서 저녁을 사 먹으려고 했으나
매점이 열려있길래 현미밥과 미트볼, 그리고 샌드위치를 샀다.
엘리베이터를 가디리고 타고 밑으로 내려가는 동안,
그리고 현미밥과 미트볼을 전자레인지에 데우는 3분 10초 동안,
오늘 외워야 할 부분을 봤다. (동영상으로)
3분부터 4분까지 약 1분 정도의 길이인데,
15번 정도를 봤던 것 같다.
보면서 계속 영어를 그대로 따라했다.
그 후 방에서 외우려고 하니 저번보다 훨씬 짧은 시간만에 외워졌다.
다 외우기까지 총 6시 16분부터 6시 46분까지 30분이 걸렸다.
오늘은 글을 형식을 안 지키고 막 썼는데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쓰게 되었다.
앞으로는 형식을 지키지 않고 써야겠다.
오늘 잘되었던 요인은 세가지다.
1. 주변의 방해요소가 없는 '이동시간'에 계속 들어서 집중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보통 컴퓨터 앞에 있으면 딴 짓을 하는데 아이팟으로 이동하면서 들으니 그러기가 쉽지 않았다.
2. 계속 부담없이 들은 다음에 외우려 하니 이미 패턴이 익숙해져서 쉽게 외울 수 있었다. 약 15번 정도 들은 다음에 외우면 외우기도 쉽게 외워지고 마음도 편하다. 최소 노력으로 최대 효과를 보려 하지 말고, 계속 영어를 보자. 게다가 입밖으로 말하니 더 효과가 좋았던 것 같다.
3. 영상을 봤다. 영상을 보니 실제 사람이 말하는 것이 더 와닿았다. 제스처를 보니 재밌었다. 지루하지 않았다.
오늘 외운 부분은 다음과 같다.
Now I want to tell you about an experiment using the candle problem, done by a scientist named Sam Glucksberg, who is now at Princeton University in the U.S. This show the power of incentives. Here's what he did. He gathered his participants. And he said, "I'm going to time you. How quickly you can solve this problem?" To one group he said, " I'm going to time you to establish norms, averages for how long it typically takes someone to solve this sort of problem."
To the second group he offered rewards. He said, "If you're in the top 25 percent of the fastest times you get five dollars. If you're in the the fastest of everyone we're testing here today you get 20 dollars. Now this is several years ago. Adjusted for inflation, it's a decent sum of money for a few minutes of work. It's a nice motivator.
4. 6월 27일
이번에는 서울 가는 길에 영어 문장을 외우다.
이동하는 길에 약 4분에서 5분 사이의 영상을 30번 정도 반복했다.
약 30분 소요.
그 후 익숙해진 transcript를 떠올리면서 외우려 했다.
그렇게 다 외우는 데 약 10분 정도를 더 투자했다.
연사 말 1분 정도 외우는 것은 나에게 하루에 외우기 딱 적당한 분량이다.
1분 이하로 하면 긴장감이 떨어지고 1분 이상으로 잡으면 부담감이 오는 것 같다.
영어문장 외우기는 일부러 시간을 내서 하면 몸이 부담스러워 한다. 고역이 된다.
난 억지로 매일 매일 뭔가 하려고 하면 지속가능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난 공부는 즐겁게 부담없이 해야 한다.
이렇게 이동하는 시간에 부담없이 반복해서 들은 후, 조금만 시간을 더 들여서 외우는 방법은 재밌다. 게다가 부담도 없다.
앞으로는 이동시간에 외워야겠다.
기숙사에서 연구실 오가는 시간 하루 20분이면 20번 반복할 수 있다.
오늘 외운 부분은 다음과 같다.
Question: How much faster did this group solve the problem? Answer: It took them, on average, three and a half minutes longer. Three and a half minutes longer. Now this makes no sense right? I mean, I'm an American. I believe in free markets. That's not how it's supposed to work. Right? (Laughter) If you want people to perform better, you reward them. Right? Bonuses, commissions, their own reality show. Incentivize them. That's how business works. But that's not happening here. You've got an incentive designed to sharpen thinking and accelerate creativity. And it does just the opposite. It dulls thinking and blocks creativity.
And what's interesting about this experiment is that it's not an aberration. This has been replicated over and over and over again, for nearly 40 years. These contingent motivators, if you do this, then you get that, work in some circumstances. But for a lot of tasks, they actually either don't work or, often, they do harm. This is one of the most robust findings in social science. And also one of the most ignored.
*참고 : 어떻게 영어문장을 쉽게 외울 수 있을까?
참고로 영어문장을 어떻게 하면 쉽게 외울 수 있냐고 궁금한 분들이 있으실텐데,
그에 대해선 제가 칼럼을 써놓은 것이 있습니다.
사실 이런 방법은 박상준 선생님께 배운 방식인데, 잉글리시비주얼에 있는 '영어 논리툴 만들기' 식으로 외우면 정말 쉽게 외울 수 있답니다.
문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기에, 우리는 문장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빨리 머릿속에 각인되죠.
무료이니 걱정 마시고 클릭하셔도 됩니다.
사실 이런다고 엄청나게 쉬워지는 것은 아니고,... 조금 노력이 덜 들어가는 정도랍니다.
이 방법을 쓴다고 해서 자만하면 오히려 피봅니다.
어쨌든 외우려면 반복이 중요합니다. 이에 대한 글은 나중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저도 많이 초보라 ^^;